인천공항 임대료 조정, CJ푸드빌·SPC·아워홈 등 식음 사업장도 논의

인천공항공사와 롯데면세점이 오는 28일 임대료 조정과 관련한 첫 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CJ푸드빌·SPC·아워홈 등 인천공항에 입주한 식음 사업장과도 이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업계만큼은 아니지만 식음 사업장도 어느 정도 사업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인천공항공사가 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사는 지난달 말 공항에 입점해 있는 식음료 사업자 측에 공문을 보내 임대료와 관련해 각 업체들이 어떠한 의견을 갖고 있는지 이를 취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CJ푸드빌과 SPC그룹, 아워홈 등 인천공항 내 다수의 식음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식음 컨세션 사업자들에게 지난 8월 20일께 해당 공문을 전달했고 이달 초 각사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를 인하해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은 아니었고 최근 면세점이 이슈가 되니까 인천공항공사에서 다른 사업장의 의견은 어떠한지 이를 취합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면서 "만약 롯데면세점 임대료만 조정해주면 다른 사업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밖에 없어 공사 측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6일께 각 사에서 의견을 취합해 공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사드 이후 영향이 완전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식음 사업장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 큰 타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천공항의 전체 이용객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매출이나 고객수 변화는 예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며 "임대료를 인하해주면 당연히 좋겠지만 인하를 요구 할 명분이 사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인천공항 총 여객인구는 지난해 동기보다 7.3%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빈자리를 다른 고객들이 채우면서 식음 사업장에는 매출 감소와 같은 타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은 인천국제공항 1,3층 랜드사이드 구역에서 뚜레쥬르, 비비고, 빕스 등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빚은 등 23개, 아워홈은 푸드코트인 푸드엠파이어 매장 4곳에서 사보텐, 싱카이 등 27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리아와 버거킹, 본죽, 공차 등 프랜차이즈 업체와 중소 식음 브랜드 등 수백여개의 식음 브랜드들이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는 인천공항의 주 수익원인데 이를 조정하게 되면 타격이 엄청날 것"이라며 "롯데면세점만 해주면 다른 입점 업체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고 롯데면세점이 철수하면 연 50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보전하기 힘들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로 지난해 5060억원, 올해 515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7740억원, 2018년 1조16160억원, 2019년 1조1840억원 등 5년간 4조1400억 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일부 식음료 업장에 임대료 조정과 관련한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이는 면세점 사드 이슈와는 무관하다"며 "내년 초 제 2 여객 터미널 오픈시 임대료를 어떻게 협의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는 의견을 취합했고 만약 임대료를 조정하게 되더라도 관련 법률 등 얽혀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조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한다는 초강수를 두고 있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첫번째 협상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