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길병원·이화의료원·조선대병원·동국대의료원 등 연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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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대학병원 제공


    문재인 정부의 대표 의료 분야 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 추진이 본격화되자 대학병원들도 잇따라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치매 등 뇌질환 관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병원이 병 진단을 넘어 예방·맞춤 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의료용 A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암 정밀 AI의사인 왓슨 도입에 이어 이번에는 치매 등 뇌 질환 영역이다.


    그동안 의료용 AI 도입은 암 질환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 대학병원들은 그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는 4차산업혁명 준비에 기민히 반응했던 병원에서부터 새로운 얼굴들까지, 다수의 대학병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치매는 질환의 발생 원인과 치료법 등 이렇다할 해답이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퇴행성 뇌질환은 감별진단이 까다롭고 의료 데이터 해석이 복잡할 뿐 아니라 개개인의 생활습과, 유전자 환경의 영향을 받다. 정교하고 일관된 데이터 판독 등을 통해 의료진의 진단·치료를 도울 AI와의 접목이 시도되는 이유다.


    국내 최초 암 정밀 AI 왓슨 도입으로 주목을 받았던 가천길병원은 뇌 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간 가천길병원이 집중 투자해온 분야는 뇌 질환이다. 본교인 가천길대학교는 이미 11년 전 뇌과학연구원을 개소했고, 병원에는 국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인 7.0테슬라 초정밀 자기공명영상(MRI)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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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길병원은 이를 통해 양질의 초정밀 디지털 뇌영상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능형 뇌과학연구센터·뇌과학연구원·가천뇌건강센터 등 기능별로 조직화해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화의료원은 뇌 신경질환 특화 첨단 로봇 개발에 나섰다. AI 로봇 서비스 서버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한글과컴퓨터그룹과 함께다. 이화의료원은 치매 환자와 고령자에 특화된 로봇 의료기기와 AI 기술을 활용한 치매 특화 플랫폼 등을 개발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동국대의료원도 AI 기능을 탑재한 맞춤형 뇌질환 영상진단 시스템 개발을 위해 제이엘케이인스펙션과 손을 잡았다. 현재 뇌질환 의료영상진단 시스템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과정 중에 있다.


    의사 출신 총장이 이끌고 있는 조선대학교는 치매국책연구단을 모멘텀으로 조선대병원과 치매조기진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단은 AI치료의 가장 기초가 되는 빅데이터를 수집, 영상유전학 기반 개인 맞춤형 치매 정밀진단이 가능한 AI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8500명 환자 사례를 모은 상태로, 유전체와 MRI·영상과 연계해 AI기반 조기진단을 위한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치매지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대학병원들의 잇딴 시도는 치매국가책임제 등 최근 문재인 정부의 의료정책 관심 방향과 의료계의 화두인 AI, 그 접점이 만들어낸 트렌드라는 분석이다.


    가천대 노연홍 부총장은 "세계적으로도 사회적비용 부담이 큰 뇌질환 정복을 국가적 과제이고, 우리 정부도 정책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의료에서 보면 질환은 뇌 그리고 AI가 단연 화두"라면서 "우리 대학은 뇌 질환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아 10년전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고,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치매는 그동안 원인이 규명도 되지 않은 미지의 질환이기도 하지만 최근 2~3년간 치매와 관련한 진보화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연구자들은 향후 5년 내 암처럼 치료예측이 가능한 표준진료 지침이 개발돼 뇌 분야 AI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