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노조에 휘둘리는 사측, 실마리 찾지 못하고 '진땀'현대차 노조 새집행부, 강경 성향 선출돼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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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국내 자동차업계가 최대 열흘 간 지속되는 추석 황금연휴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이 극적으로 노사간 임금협상을 타결했지만 여전히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은 추석 전까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노조들이 워낙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 자칫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르노삼성이 극적으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는데, 원래 르노삼성 노조는 강성노조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현재 남은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노조는 워낙 강성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추석 이후 파업이라도 단행하면 생산 차질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노조들은 추석 이후 또 다시 부분파업 등을 진행하며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26일과 29일 7대 집행부 선출 1~2차 투표를 실시했다. 해당 투표에는 강성, 중도, 실리를 추구하는 성향의 후보자들이 골고루 출마했지만 노조원들의 선택은 '강성'이었다.
현대차 노조의 새로운 집행부는 "연내 타결을 위해 졸속 합의는 없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는 탓에 임단협은 올해도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 노조의 동향을 살피는 분위기지만 지난달 1심 판결이 난 통상임금 소송 결과 등을 발판으로 쉽사리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사측의 임금협상 제시안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며 강경 투쟁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지엠 노조 측은 "카허카젬 신임 사장이 부임했지만 회사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여름휴가 전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하는 등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10월 이후 강경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업계들이 추석 이후에도 쉽게 실마리를 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박사는 "노사간의 협상은 안정적으로 이끌어야지 복잡하게 가면 해법이 안 나올 수밖에 없다"며 "만약 임금을 올려준다고 하면 다른 쪽에서 피해를 보게 된다. 업계 입금이 올라가면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좀 더 협력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며, 갈등으로 갈 경우 위기라는 말이 진짜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자동차 산업이 위기 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그림은 아니다. 한국지엠은 노사분규가 향후 사업 방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워낙 연례행사이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라며 "추석연휴가 긴 상태에서 이후 파업에 들어가면 더 악재로 작용한다. 차를 만드는 것도 한동안 쉬면 다시 몸에 익는 동안 불량률이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