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서도 부진 면치 못해… 8년來 점유율 '최저'

현대·기아자동차가 사드와 무관한 미국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시장 점유율이 7%대까지 떨어지며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9월 미국 판매량은 10만9475대(제네시스 포함)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5830대 보다 5.5% 감소한 수치다.

양사의 판매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9월 미국에서 5만7007대를 팔며 지난해 9월(6만6610대) 판매량에 비해 14.4% 줄었다. 반면 기아차는 4만9220대에서 5만2468대로 6.6% 늘었다.

1~9월 현대·기아차의 누적 판매량은 96만9670대로 전년 동기(107만9452대) 대비 10.2% 감소했다. 동기간 현대차는 12.9%(58만7688→51만1740대), 기아차는 6.9%(49만1764→45만7930대)의 감소폭을 나타냈다.

판매 부진으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하락 추세에 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2% 보다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2009년 7% 이후 8년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순위는 여전히 지난해와 같은 7위다. 하지만 6위 닛산·미쓰비시(9.9%)와의 격차(2.4%p)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커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판매부진에 "현재 미국 판매 모델 중 상당수가 출시 이후 꽤 시간이 지난 것들인 데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 출시된 신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렌터카 등 '플릿(Fleet) 판매'를 줄인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한국에서 출시한 코나, G70 등이 내년 이후 미국에서 출시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대·기아차의 최대 시장인 중국 상황도 여전히 암울하다. 지난 9월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12만5043대)에 그치며 지난해 9월(15만9천192대)보다 21.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년대비 감소율은 8월(39%)이나 상반기(52.3%)보다 대폭 줄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베이징현대)의 9월 판매량이 8만5040대를 기록하며 1년사이 18.4% 줄었다. 동기간 기아차 판매도(동풍열달기아)도 27.3% 감소한 4만3대에 머물렀다.

8월과 비교해 현대차의 경우 감소율이 17%p(35.4→18.4%), 기아차의 경우 18.1%p(45.4→27.3%) 낮아졌다. 그럼에도 올해 1~9월 현대·기아차 중국 누적 판매량은 70만2017대로 전년 동기(120만2688대) 대비 41.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9월은 계절적 특성상 판매 실적이 좋은 달인 데다, 베이징현대 충칭(重慶) 공장의 첫 양산 차 소형세단 '루이나'가 4000대나 판매됐다"며 "딜러 인센티브 등을 늘려 프로모션(판매촉진 활동)을 강화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 중국 중추절(中秋節) 연휴가 9월에 있었기 때문에 올해보다 영업일 수가 4~5일 적었다"며 "따라서 9월 감소율 축소가 다음 달 이후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