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협상 순탄해 급물살 기대했으나 빈손… 상견례·간 보기 그쳐
  • ▲ 한·일어업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라 대만 갈치 대체 어장 확보가 추진되고 있다.ⓒ연합뉴스
    ▲ 한·일어업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라 대만 갈치 대체 어장 확보가 추진되고 있다.ⓒ연합뉴스

    한·일 어업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른 대만 대체 갈치어장 확보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협상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나 협의가 지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23일 정부와 수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7~19일 사흘간 대만에서 한-대만 민간어업인단체가 만나 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했다.

    회의 안건은 우리나라는 대만 갈치어장 입어, 대만은 수산물 수출 가능성 타진이었다.

    우리 측은 제주어선주협의회, 대만 측에선 대만국제어업협회가 대표로 협의에 나섰다.

    우리 측은 한·일 어업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른 대체 갈치어장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 연안에 입어하는 방안을 물었다.

    중·일 잠정조치수역 인근의 북위 25~26도 대만 연안에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5개월간 3000톤의 갈치를 잡는 방안을 제시하고, 조업 구역과 기간, 입어 척수, 입어료, 어획 할당량, 통신장비 등 입어 조건을 확인했다.

    대만 측은 수산물 수출을 염두에 두고 사전 협의했던 대로 냉동 수산물의 검사·검역, 수입업자 등록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만 측은 자국 내 어민단체와 논의를 거쳐 다음번 회의에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참관인으로 참석한 대만 정부 측에서도 협의를 계속하자고 했다"며 "양측 실무자 간 일정을 조율해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일본 측의 방해 공작과 관련해선 가능성이 작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협의 결과는 애초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우리 측은 갈치 대체어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대만 측과의 대화가 순탄했기에 첫 회의임에도 일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내심 기대했었다.

    협의 과정에서는 그동안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뜻밖의 암초도 확인됐다. 대만 현지 어민 사이에서 자기네 텃밭에 우리 어선이 입어하는 것을 꺼리는 반응이 감지됐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한 현지 어민 중에서 우리 측 어선의 입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나왔다"며 "자국 어장에 외국 어선이 들어와 조업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이므로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크게 우려할 부분까지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대만은 우리나라와 수교 국가가 아니어서 민간협의회 차원에서 도출한 논의 결과가 중요한 만큼 현지 어민 반응을 마냥 무시할 수만도 없다는 견해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