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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인터넷 불법도박 온상… 사설 스포츠도박 22조 육박

시공간 제약 無… 청소년 이용 증가"사감위 권한 확대 통해 근절해야"

입력 2017-10-25 14:35 | 수정 2017-10-25 15:14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불법도박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간적 제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도박은 행위의 은밀성, 높은 접근성, 과다한 중독성 등으로 인해 그 폐해가 막대하다.

 

25일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발간한 '사행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불법도박 규모는 83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2년 75조1000억원에 비해 11.5%(약 8조6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이할 점은 최근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사설 스포츠도박의 규모가 21조8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2년 대비 3배이상 늘어난 수치로, 불법 온라인 도박(25조원)과 더불어 전체 불법도박의 56% 이상을 차지했다.

 

사설 경마·경륜·경정은 업종은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 동일한 운영자가 업종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경주류 영업은 기존의 운영자와 참여자가 객장 등의 공간에 보여 진행된 행태(일명 맞대기)에서 벗어나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한 운영으로 바뀌는 추세다.

 

운영은 센터와 지점으로 이뤄진 점조직 형태로 이뤄졌다. 모집책(롤링업자)과 찍새(경마 예상자), 촬영책(경주 중계영상 촬영) 등이 긴밀하게 연계돼 활동하고 있다는 게 사감위의 설명이다. 이용자는 대부분 모집책의 주선으로 배팅을 하고 배당을 받기 때문에 내부자의 고발 없이는 운영자 적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불법 사행성게임장은 도심의 성인·청소년 게임장, 창고·비닐하우스, PC방, 공장이나 독서실 등으로 위장한 공간을 활용해 영업하고 있다. 이들 게임장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허가를 얻은 게임물을 개·변조하고 환전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임장의 구성원은 실업주, 종업원, 바지사장, 문방(감시원) 등으로 이뤄졌다. 실 업주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 게임장에 있지 않고 바지사장을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사감위는 설명했다.

 

운영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내·외부에 CCTV나 감시원 등을 두고 신분이 확인된 사람만 출입을 허용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불법 온라인 도박 시스템의 운영을 위해선 온라인 불법도박을 운영할 서버와 범행에 사용할 계좌, 회원모집과 관리를 위한 홍보매체(대부분 문자)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온라인 불법도박사이트의 운영자, 이용자 간 핵심적인 연결고리는 입출금계좌였다. 운영자들은 회원들이 입·출금하는 계좌와 도박 자금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운영자 전용 계좌로 구분해 운영했다. 적발이 되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를 입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즉, 운영자는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입출금 계좌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입출금 계좌의 잔액이 일정 액수 이상이 되면 운영자 전용 다른 계좌로 분산해 별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불법 도박 계좌는 노숙자 등을 통한 대포통장을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엔 가상의 법인회사(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활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사감위는 설명했다.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은 합법사행산업에 비해 접근성이 매애 높으며, 높은 배팅액과 환급률을 내세운다"며 "특히 불법 스포츠 도박은 전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경기에 베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지정된 종목과 경기에 베팅할 수 있는 합법 스포츠토토에 비해 매력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승패뿐 아니라 특정 선수의 개인 기록을 맞추는 등 다양한 베팅 방식이 도입되고 있으며, 최근엔 사다리 게임이나 달팽이 경주 등 파생상품과 결합하면서 인기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확산은 시공간의 제약을 업애줌으로써 불법사행산업 시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불법사행산업 이용자들은 합법산업 이용자들에 비해 과도한 승부집착을 가지게 되는데 불법 사행산업 참여자들이 합법 사행산업 참여자보다 몰입, 흥분, 불안 등 극단적 감정을 더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과도한 정서 경험은 심리적으로 행동중독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또한 불법사행산업 참여자들은 도박을 즐기기보다는 돈, 승부 등에 집착해 지난치게 금전적으로 동기화된 행동을 한다. 이로 인해 가계파탄, 실직, 이혼, 자살 등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막대한 실정이다. 합법적인 도박과 합친 불법도박의 사회경제적인 비용은 78조원으로 추산된다.

 

불법도박 중독자의 경우 합법도박 중독자에 비해 도박으로부터 파급된 2차범죄(재산범죄 등 중대범죄, 가정폭력 등)의 피해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사행산업의 규모가 합버사행산업의 약 4배 수준(2015년 기준 불법사행산업 시장규모 약 83조원, 합버사행산업 약 20조원)임에 비춰볼때 불법사행산업으로 인한 공적재원 누수액 역시 상당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감위 관계자는 "개별 업종별 세부적인 실태 운영 기법 파악을 통해 불법사행산업을 근절할 수 있는 기초자료 마련이 필요하다"며 "사감위의 권한 확대를 통해 불법사행산업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기태 pkt@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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