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탓" 공방 속 대화 여지 남겨…장기 갈등 속 새 국면 맞을지 주목
  • ▲ ⓒ보건의료노조
    ▲ ⓒ보건의료노조


    임금협상 결렬로 을지의료원이 총파업 21일차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박준영 재단 회장이 병원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장기간 묶인 갈등의 실타래가 풀릴지 주목된다.


    30일 을지의료원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겸 의료법인 을지병원 이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원내 대자보 등을 통해 "이유를 불문하고,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인한 병원 혼란에 대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의료원 측에 따르면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박 회장이 노조 파업 이후 스트레스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박 회장은 의정부 캠퍼스 및 병원 설립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임의 뜻을 밝힌 박 회장 측과 노조는 여전히 서로를 향한 날선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박 회장은 "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 회의 중 자기 일터에 대한 무책임한 비난과 폭로 일변도의 행태를 보여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을지재단의 최고 경영자로서 장기화되고 있는 을지대병원·을지병원의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사임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박 회장은 노조를 일방적으로 비방하고, 병원 발전을 가로막는 파렴치한 세력으로 매도하면서 여전히 노조를 대화와 교섭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갈라치기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전근대적이고 반사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의 여지를 남겨 회장 사임 카드로 그간 첨예했던 노사 간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회장은 "현재 노사협상에 있어 의료원장을 비롯한 양 병원장 등 현 을지의료원 경영진들이 책임 있게 협상을 주도해나갈 것"이라면서 "노사가 이해와 배려 속에 조속히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노사가 즉각 대화 자리를 열어 교섭 타결과 파업사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을지대병원·을지병원의 발전을 위한 진정성있는 협상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 파업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이 물러난만큼 갈등 해소는 노조에게 달려 있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