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룡 감사 30일 임기 만료…후임 인사 촉각연금보험·투자증권 사장 인선 작업 오리무중정부 눈치 벗어나지 못하며 인사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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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행 주요 임원들의 임기가 두 달 전부터 줄줄이 만료되고 있지만 인선 작업의 행방이 묘연하다.

    새 정부 출범 후 금융당국과 금융 공공기관 인사가 늦어지면서 계열사 인사도 자연스레 미뤄졌지만 정부 눈치 보기의 시간 끌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이수룡 감사는 지난 30일 임기가 만료됐다.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라 기업은행 감사는 금융위원회에서 임면하고, 자회사 대표는 각 자회사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임명된 사내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선임한다.

통상 금융권의 주요 보직 인선 작업은 최소 한 달 전부터 진행되고, 임기 만료 전에 내정되지만 기업은행의 사정은 다르다.

현재 IBK연금보험과 IBK투자증권 대표에 대한 인사도 늘어지고 있다.

조희철 IBK연금보험 사장과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각각 8월 24일, 9월 8일에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회사로 출근하는 상태다.

최근 기업은행 부행장급 인사가 단행된 만큼 계열사 사장 선임 작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계열사의 인사 끌기는 비단 이번 만의 일이 아니다. 전임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도 임기가 끝난 후 두 달 간 자리를 지켰던 전례가 있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낙하산 임원 집합소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매번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 주요 자리에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금융 공기업인 기업은행은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정부가 주인이기 때문에 자회사 선임에서도 김도진 은행장뿐만 아니라 정부 의중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의지를 확고히 한 만큼 인선 작업에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수룡 감사도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선임된 전형적인 정피아 낙하산 인사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의 경영과 임원진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고 전문성 있는 인물이 앉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감사직에 전문성이 없는 정피아보단 전문성이 있는 관피아가 더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인선 작업에 있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만 자회사 대표 임기 시점이 두 달 가까이 지난 만큼 제대로 된 후임 작업을 하루빨리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김해영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업은행과 자회사 임원 자리를 거쳐가거나 재직중인 낙하산 인사는 총 41명에 달했다.

김해영 의원은 "정치권, 금융관료, 행정부 출신 등 인사가 너무 많이 포진해 있다"며 "불투명한 국책은행 임원 인사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