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대림, 주택부문 비롯 전 부문 호조 '우수'GS·삼성, 안정적… 현대는 해외 부진에 '주춤'국내외 업황 침체 가능성에 '수주절벽' 우려 확산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대림산업 본사. ⓒ성재용 기자


    5대 건설사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기업별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주택사업을 비롯한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GS건설과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큰 등락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안정적 영업성과를 냈다. 반면 현대건설은 해외 부진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대림산업은 3분기 매출 3조4272억원, 영업이익 197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 2조4573억원에 비해 39.4%, 영업이익(1306억원)은 51.0% 올랐다.

    건설사업부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건설사업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각각 46%, 117% 증가한 2조7782억원과 12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양한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주택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법인(DSA)을 비롯해 플랜트사업도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3분기부터 기존 지분법 회사였던 삼호의 연결실적 편입효과가 반영됐으며, YNCC 지분법이익이 전분기 750억원에서 890억원으로 증가했고, 고려개발 등 지분법 자회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경우 해외 저수익 현장은 대부분 종료됐다"며 "플랜트 부문도 2014년 사우디 현장의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이익률이 정상화되면서 내년 매출총이익률은 5.1%로 회복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2조8060억원에 비해 10.4%, 영업이익(1064억원)은 7.0% 증가했다.

    분양사업을 펼쳐온 주택부문을 비롯해 건축·플랜트 등에서 고른 매출을 올렸고, 해외현장 부실이 정리된 데다 베트남 신도시 프로젝트 등 현장에서의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해외실적을 견인했다.

    누적실적도 기대에 부응했다. 누적 매출액은 8조85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늘었고, 올해 목표 11조5000억원의 78%를 달성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3006억원에서 올해 5807억원으로 93.2% 증가하면서 올해 목표 7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신도시 수익도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대우건설은 앞으로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다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가입 건설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서울 종로구 소재 GS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GS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GS건설은 3분기 매출 2조8203억원,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하면서 2014년 2분기부터 14개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매출(2조5746억원)과 영업이익(383억원)이 각각 9.54%, 85.3%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3분기 186억원에서 8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전분기 103억원 순이익에 비해서는 적자전환했다.

    누적 영업이익 경우 2012년 이후 5년 만에 2000억원을 넘어섰다. 누적 매출액은 8조51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201억원보다 7.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01억원에서 2160억원으로 139% 뛰었다. 이에 반해 순손실은 31억원에서 654억원으로 19.8배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GS건설의 해외부문 마진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면서 판관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이 같은 부진한 영업성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UAE Rumathia/Shanayel 프로젝트 원가율 조정 400억원 △재건축 프로젝트 수주 실패비용 등 270억원 △쿠웨이트 South East 토양오염복원 프로젝트 타절 비용 470억원 △은평뉴타운 공모 PF 관련 소송 패소 비용 230억원 △영종도 복합레저단지 관련 출자주식 상각 120억원 등 총 1490억원의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집계됐다.

    A투자증권 건설 담당 연구원은 "GS건설의 3분기 실적은 다소 아쉬운 결과다. 국내 주택사업의 견조함으로 해외 및 플랜트 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꼴"이라며 "일회성 비용이 없어지면 실적은 4분기 이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3분기 매출 7조4926억원, 영업이익 220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6조6214억원) 13.2%, 영업이익(1867억원) 17.9% 증가했다. 2개 분기 연속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에는 25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부문 경우 매출 126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보다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4% 줄어들었다.

    빌딩(1조3970억원)과 주택(5590억원)은 전분기 보다 각각 1000억원과 300억원 증가했지만, 건설(5850억원)과 플랜트(5130억원)은 990억원, 690억원 감소했다. 빌딩실적에 계열사 하이테크 프로젝트가 다수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관계사와 주택에서만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국내 매출(1조8450억원)이 2030억원 늘었지만, 해외(1조2810억원)에서는 이보다 많은 2400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건설부문은 매출 9조원, 영업이익 3490억원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누적 신규수주도 같은 기간 8.3% 증가한 7조1820억원을 기록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전후로 실적 등락이 있었지만, 아직 후퇴하진 않고 있다는 평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딱히 눈에 띄는 수주전 참여나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서 삼성물산의 이익성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16년 2분기부터 시작된 영업이익의 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현대건설은 3분기 매출 4조2431억원, 영업이익 2810억원, 당기순이익 11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조4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줄어들었으며, 영업이익(2806억원)은 0.1% 증가에 그쳤다. 순이익(1401억원)은 20.7% 감소하면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베네수엘라 등 외화자산 환평가손 620억원, 은평뉴타운 상업지구 복합개발사업 중단 관련 패소금 320억원, 싱가포르 건축공사 하자비용 70억원 등 총 101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 측은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했지만, 누적 영업성적을 보면 '안정적인 실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누적 매출은 지난해 13조5141억원에서 12조5906억원으로 6.8%, 영업이익은 8402억원에서 7914억원으로 5.8%, 순이익은 4591억원에서 3705억원으로 19.3% 각각 줄어들었다.

    특히 해외실적 부진이 아쉽다. 별도 기준 해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2% 줄어들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높은 신흥국 프로젝트는 준공된 반면 후속 프로젝트 착공이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기대를 모았던 베네수엘라 PLC, 러시아 비료 공사의 착공시점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호성적에도 건설사들은 웃을 처지가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주택·건축부문 의존도가 커지면서 수익구조의 경직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인프라 시장은 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해외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 투성이다.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경쟁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을 확대했다. 대형사의 경우 지난해 20~30% 수주이전 주택사업 비중이 올해 40~50%까지 늘어났다. 이 덕분에 해외건설 및 국내 공공공사 수주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대부분 대형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8·2대책과 10·24 가계부채종합대책으로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거래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주거복지 로드맵과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 시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집값 안정화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장기적으로 주택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해외사정도 마찬가지다. 유가 하락 리스크가 여전하다보니 새로운 발주와 수주 기대감이 낮아 성장 촉매제를 찾기 어려운 처지다. 유가 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재정상태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는 절대적인 발주량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주택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라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내년 SOC예산 삭감으로 인프라 분야까지 동반 추락할 경우 실적 악화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 기존에 확보한 물량이 있어 2019년까지는 양호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주택사업만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SOC예산 확보에 연연하기보다는 양질의 해외수주를 확대하고 주택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