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대응 간편·단순함 무장한 서비스 선봬개편 이후 오류 발생해 고객 불안감 조성, 불편 민원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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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다수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 재정비에 공을 들이며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인터넷전문은행이 단순함과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강점으로 고객 공략에 나서자 기존 은행들도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기업·농협·씨티은행 등 대부분이 모바일 뱅킹 서비스 개편 작업을 활발히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모바일 뱅킹 서비스 개편에 있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기업은행이었다.지난 2월 i-ONE뱅크 디자인을 전면개편하고, 고객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배치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기업은행 고객들이 주로 찾는 간편송금 휙 서비스와 더치페이, 경조금 보내기, 상품가입 서비스로 메인화면을 채운 덕분에 고객 만족도를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국민은행도 올해만 총 3차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개편하며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을 펼쳤다.국민은행 대표 앱인 KB스타뱅킹을 지난 6월과 8월, 그리고 지난 달까지 총 3단계로 나눠 개편했다.첫 개편 당시 국민은행은 금융에 감성을 덧입힌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며 기존 모바일 뱅킹과 전혀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불필요한 광고나 메뉴를 삭제하고 고객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핵심 서비스들로만 메인화면을 구성해 금융 서비스 집중도를 높였다.이후 진행된 2차 개편에서는 게좌조회 및 이체 등 모바일 뱅킹에서 가장 사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손봤고, 지난 10월 진행된 마지막 개편에서는 전체메뉴와 기타서비스도 개선했다.이처럼 국민은행은 올 한해동안 비대면 채널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어플리케이션 정리, 멤버십 제도 재정비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전체적으로 손질하는 등 광폭 행보를 펼쳤다.디지털 금융에 힘을 쏟고 있는 농협은행 역시 지난 8월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 출시 1주년을 맞아 사용자 편의에 맞춰 시스템을 개편한 바 있다.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바꿔 기존 8단계였던 회원가입 절차를 5단계로 줄이고, 한 화면에 뭉쳐있던 콘텐츠들도 간편뱅크·NH금융통한 Fun&Life 3개 항목으로 분류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아울러 NH금융통합서비스를 선보이고 금융지주 내 계열사의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농협은행 계좌조화와 NH투자증권 계좌, 농협카드 결제예정금액 등을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서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는 부분이 장점으로 꼽힌다.우리은행도 지난 5월 위비뱅크 출범 2주년을 맞아 개편을 실시했다.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초기화면에 배치하고 회원가입 가입 절차 단순화, 각종 콘텐츠 추가했다.씨티은행도 지난해 12월 뉴(NEW) 씨티모바일앱 공개에 이어 올해 6월에도 ‘씨티 뉴(NEW) 인터넷 뱅킹’을 선보이고 비대면 채널 간소화에 적극 나섰다.공인인증서를 등록할 필요없이 인터넷에 연결된 PC나 스마트폰 기기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이 외에 신한은행은 연초부터 모바일 채널 일원화를 준비하며 모바일 뱅킹 개편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위성호 행장의 간편함과 단순함에 초점을 맞춰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해야한다는 지시하에 신한은행은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한 데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인 ‘신한S뱅크’를 주축으로 써니뱅크 등 주요 앱을 한데 묶고, 인터넷전문은행처럼 대표 앱 하나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다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획일적인 모바일뱅킹 개편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메기 효과'로 인해 서비스의 질과 고객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각 은행들이 그동안 구축해왔던 고유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아울러 잦은 개편으로 고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킨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대부분 은행들이 단순함을 추구하기 위해 사용빈도가 높은 메뉴 구성에만 집중하다보니, 그 외 서비스들이 후면 배치돼 일부 고객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개편 이후 고객들이 접속·보안 오류에 시달리는 것도 흠으로 꼽힌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지난 6월 뉴(NEW) 인터넷뱅킹을 선보인 직후 접속 오류를 반복한 탓에 고객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결국 은행들이 디자인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부분만 고려하다보니 안전성 측면은 소홀히하고 있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분위기다.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맞물려 올해 많은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 개편 작업을 펼쳤다"며 "금융 서비스 질을 높인 부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들이 불편함없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