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스토랑, 미쉐린 가이드로 자존심 대결롯데호텔·웨스틴조선 올해도 고배"별에 집착하기보다 레스토랑 수준 올리는 것 고민해야" 지적도
  •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간. ⓒ미쉐린 가이드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간. ⓒ미쉐린 가이드


'맛집'에 별을 달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쉐린 가이드'를 두고 국내 호텔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발간된 이후 식당 선정 기준을 두고 잡음이 많았지만 호텔들은 레스토랑의 자존심을 걸고 미쉐린 '별'에 집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가 발간되자 올해도 '별'을 받지 못한 국내 주요 호텔들은 쓰라린 속내를 삼켜야 했다.

특히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쉐린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으면서 경쟁 호텔들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 행사가 롯데 월드타워 시그니엘호텔에서 진행된 만큼 롯데호텔 측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됐다. 롯데호텔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시그니엘 내 프렌치 식당 '스테이'나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가 '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포시즌스호텔의 중식당 '유유안'(1스타)을 제외하고 국내 호텔들은 올해도 미쉐린의 '별'을 따내지 못했다.

롯데호텔 '무궁화'와 중식당 '도림', 일식당 '모모야마', 웨스틴조선호텔의 일식당 '스시조', 워커힐의 한식당 '온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일식당 '하코테' 등은 미쉐린이 2016년부터 새롭게 선보인 '더 플레이트' 레스토랑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별'을 따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한식당 '페스타 다이닝'은 지난 7월 문을 열어 운영 기간이 짧았던 탓에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선정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미쉐린 가이드 발표가 있기 직전까지 각 호텔 업계 사람들끼리 연락해 혹시 미쉐린에서 연락 받은게 있냐고 서로 물었다"며 "대부분의 특급 호텔 레스토랑들이 1년 동안 공들여 미쉐린 가이드에 대비해왔는데 올해도 별을 따지 못한 호텔 내 식음장 분위기가 상당히 안좋다"고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편이 발간된 8일 오후에는 미쉐린 '별'을 따내지 못한 호텔 내 레스토랑들은 모두 우울한 분위기를 떨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호텔의 한 관계자는 "총괄 셰프가 직접 나서서 미쉐린 측에 로비라도 해봐야하는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기대와 욕심이 컸던게 사실"이라며 "미쉐린의 암행 평가나 선정 기준에 대해 논란이 있는것은 알고 있지만 그 상징성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특급 호텔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간. ⓒ미쉐린 가이드
    ▲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간. ⓒ미쉐린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는 식당을 암행 평가하는 평가원들의 규모나 신분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철저한 암행 평가를 통해 더욱 공정한 평가를 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이미 전세계 곳곳에서는 "외국인이 현지 식당을 평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설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의 유명 식당 중 일부는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를 거부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편이 나오기 전 한국 관공서가 미쉐린 가이드를 후원한 것으로 밝혀지고 '별'을 획득한 식당들이 모두 
    국내 유명 한식당 위주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신빙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곳곳에서 미쉐린 가이드의 별 제도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내 호텔 레스토랑들은 미쉐린 별에 목숨 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별을 따내지 못한 특급 호텔 중 일부는 벌써부터 내년 미쉐린에 대비할 것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며 "별에 집착하는 것이 진정으로 레스토랑의 수준을 높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업계가 함께 깊이 고민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신라호텔 '라연'과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한식당 '가온'이 '3스타'를 획득했다. '2스타' 레스토랑은 
    '곳간'과 '권숙수'를 포함한 4곳으로 '정식당'과 '코지마'가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1스타'를 받은 곳은 총 18개 레스토랑으로 '도사', '익스퀴진', '주옥', '테이블 포포' 4곳이 새롭게 '별'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