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이어가는 중 …주장 여전히 엇갈리며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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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의료노조


    42일째 장기파업 중인 을지의료원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자 국회와 정부가 나섰지만 간극은 좀처럼 좁혀들지 않고 있다.

    20일 을지대의료원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7일 교섭에 이어 이날 오후 재차 협상을 진행키로 돼 있지다.


    대전을지대병원과 서울 을지병원 등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의료원 측과 10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10일부터 전면파업에 나섰다.


    현재 파업은 42일차에 접어들었다. 노사는 임금 등 근무환경에 대한 수치 진실공방과 폭로전을 벌이면서 갈등을 거듭하다가 이달 초 대화를 재개했지만 분위기는 쉽사리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의료원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압박도 더해졌다. 지난 17일 노동부 김주영 장관은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을 찾아 을지대병원 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사 교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일 국회에서는 을지대병원을 비롯한 성심병원 등 보건의료 일자리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의료원 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여 성실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을지의료원 관계자는 "최초 권고에서 임금협상 5%를 받아들였고 교섭을 이어왔는데 노조는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후 명절수당과 식대 등을 가산해 9.5%에 해당하는 제안을 했는데도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병원의 임금이 타 사립대병원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경영수익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양보의 양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타사립대병원의 80%선인 우리 병원 임금이 60%에 불과하다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원 측은 수천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의정부을지대병원 건립 등 의료원 신규 사업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2020년까지 단계적인 임금 개선에 공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의료원 측이 별도로 추가했다는 인상분이 사실상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을지병원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타 사립대병원 대비 을지대와 을지병원의 임금이 80%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데 그렇게 판단한 기준이 불분명하다"면서 "사측은 명절수당을 통해 임금인상을 한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연봉에 포함된 편법적인 명절수당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천억원대 새사업을 하고, 재단이 3천억원대 적립금을 쌓아놓는 것은 모두 오랜 시간 직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의료원은 그간의 불법을 멈추고 잘못된 것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원이 단계적인 임금 개선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장 15% 가까이를 올리지 않으면 2020년까지 평균선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의료원이 잘못된 것을 0점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