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첫 분양 예정… 분양가상한제 무용지물과천 부자 당첨 유리, 서민 공공택지도 그림의 떡
  • ▲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 현장 입구. =이보배 기자
    ▲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 현장 입구. =이보배 기자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 첫 분양소식에 실수요자 관심이 집중됐지만 연내 분양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과천은 강남·서초구와 집값 순위경쟁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집값 상승세가 뚜렷해 오래전부터 '준강남'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주택지구 현장을 직접 찾았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인 탓에 일찌감치 '로또 청약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행정구역상 대표부촌인 과천시에 속하고 지식정보타운이 완성되면 지하철역을 낀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되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높은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 135만㎡ 부지에 공공주택 8160가구와 지식기반산업단지가 함께 조성되는 미니신도시 규모 '자족형 공공주택지구'다. 2011년 사업지구가 지정된 이후 현재 개발이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공공주택사업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지식기반산업단지는 2020년까지 기업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올 하반기로 예정된 공공주택 첫 분양은 내년 초로 미뤄졌다.  


    서울지하철 4호선을 이용해 과천정부청사까지 이동한 뒤 버스로 환승, 찬우물 정류장에서 내려 인덕원 방향으로 5분 정도 걷다보면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가 시야에 들어온다.


    구획별로 대형 펜스가 쳐져 있는 사이 대형트럭과 포크레인이 드나들며 토지 조성작업이 한창이었다. 공공택지지구는 대로변에 위치하지만 부지가 워낙 넓고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외에 인적이 드문 곳이라 현장은 황량하기만 했다.

  • ▲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 부지. 토지조성 작업 중이라 대형트럭과 포크레인만 드나들어 황량한 분위기다. =이보배 기자
    ▲ 지식정보타운 공공택지지구 부지. 토지조성 작업 중이라 대형트럭과 포크레인만 드나들어 황량한 분위기다. =이보배 기자


    현장과 가장 가까운 개업공인중개소로 걸음을 옮겼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전문공인중개소라고 눈에 띄게 명시한 G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연내 첫 분양이 예정됐었지만 내년 2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분양가는 입찰 당시 3300만원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까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주변의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수밖에 없지만 현재 시장에서 돌고 있는 3.3㎡ 당 2500~2600만원도 보장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H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로또 청약 기대감 때문인지 서울 지역에서도 많은 문의가 있다"면서 "가장 많이 묻는 게 당첨가점인데 장담할 순 없지만 과천시민이 아니라면 60점 초과에서 70점까지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과천지역 실수요자는 물론 서울과 인천 수도권 거주자들이 대거 청약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천시민 그들만의 잔치'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식정보타운 '지역공급우선제도'가 적용돼 공공택지지구 규정에 따라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과천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일반분양분의 30%가 우선 배정되고, 이어 과천 외 경기지역 20%, 서울·인천 및 경기도 거주자에 50% 순으로 공급이 이뤄진다.


    이 경우 우선공급제도를 적용해 과천시 거주 청약자 500명, 경기도 거주 청약자 500명, 수도권 거주 청약자 1000명이 청약 했다고 가정해 보면, 먼저 과천시 청약자 500명중 300명이 당첨되고 200명은 낙첨된다.


    이어 과천시 당해지역 낙첨자 200명과 경기도 청약자 500명이 다시 경쟁해 이 중 200명이 당첨되고, 500명이 낙첨된다. 마지막으로 두번째에서 낙첨된 500명과 수도권 청약자 1000명이 경쟁해서 500명이 당첨되고 나머지는 낙첨되는 시스템이다.


    결국 당해지역인 과천시민은 총 3번의 기회가 있는 것으로 규모·인구별로 살펴봐도 과천시라는 도시와 경기도 전체, 수도권 전체로 커지는 만큼 당해지역에 우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말한것처럼 과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라도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보다 소위 말하는 과천 부자들에게 로또 분양권이 들어갈 확률이 높은 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택지라고 해도 대출 규제가 심해졌기 때문에 서민들의 접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들의 미입주 물량이 많아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넉넉하지 않으면 중도금 대출 불발 등 입주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고, 입주를 하더라도 전매가 제한되고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거주요건도 채워야 하는 등 자금동원이 어려운 수요자는 청약통장을 날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K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 분양 물량이 실거주 목적보다 투자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식정보타운은 행정구역상 과천에 속하지만 안양 인덕원이나 의왕 포일동에 더 가깝고 과천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변방의 느낌이 강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집값으로 따져보면 시내보다 저렴하면서 안양보다는 높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당첨 확률이 높고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청약에 관심이 높은 것"이라면서 "당첨 되더라도 학군과 생활인프라가 이미 형성돼 있는 과천시내를 떠나 지식정보타운에 거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 과천 지식정보타운 조감도. ⓒ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식 홈페이지
    ▲ 과천 지식정보타운 조감도. ⓒ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