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포화 상태…수도권 이어 해외진출 '가속화'BNK금융 '아시아금융 트라이앵글' 구축 차근차근 진행중DGB금융 캄보디아 은행 인수…JB금융 시장 개척 적극적

  • 국내 3대 지방금융지주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타 금융지주보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포화 상태에 도달한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는 계열사 은행과 캐피탈 중심으로 아시아권 해외 네트워크 영업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그동안 지방금융은 지역 발전을 목적으로 지방에 기반을 둔 영업을 실행한다는 근본 하에 타 금융지주보다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붙이기 어려웠다. 또 지방금융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들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수도권 영업망 진출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진출은 불가피한 만큼 글로벌 현지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이 주력하는 네트워크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시아권이다.

◆꾸준함으로 승부…BNK·DGB금융 해외시장 개척 '착착'

먼저 BNK금융은 그룹의 글로벌 중장기 전략인 중국-동남아시아-인도를 잇는 아시아금융 트라이앵글 구축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특히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최근에는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글로벌 부문을 뽑고, BNK 글로벌 총괄 담당 부문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계열사 중 가장 활발한 해외 진출을 벌이고 있는 부산은행은 중국 칭다오, 베트남 호찌민에 지점 2곳과 미얀마 양곤,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 3곳 등 총 5곳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해 8월 호찌민 지점에 이어 올해 하노이 사무소 마련으로 베트남 남·북부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향후 베트남 북부지역 시장조사를 벌인 이후 적절한 시기에 사무소를 영업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미얀마와 인도에서는 사무소를 통해 시장조사를 진행하면서 신규 영업망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을 주축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추가 진출을 위한 조사·분석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동남아시아 진출 확대를 위한 업무 협조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글로벌 역량에 대한 의지를 어필했다.

DGB금융도 최근 여신전문 특수은행인 캄보디아 현지 캠캐피탈 은행을 인수했다. 내년 1분기 내 자회사 편입 작업 완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지방은행 최초 해외지점은 지난 2012년 개점한 대구은행 중국 상해지점에서 시작됐다. 

이후 금융 글로벌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개설하고,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치민에 지점 설립 허가신청서를 제출하 후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계열사 DGB캐피탈도 아세안 지역 금융업 진출의 첫 발걸음으로 지난해 12월 라오스 비엔티안 현지법인을 출범시켰다.

  • ▲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각 사
    ▲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각 사

    ▲JB금융, 수도권 진출 이어 글로벌 영역 넓하기 '가속화'

  • JB금융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다각화에 엑셀을 밟고 있다.

    JB금융의 손자회사이자 전북은행 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은 현지에 14개 점포를, JB우리캐피탈 해외법인인 JB 캐피탈 미얀마는 4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JB금융은 성장잠재력과 수익성이 높은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진출하되, 현지 은행과 캐피탈을 통해 현지 영업 노하우를 충분히 익힌 뒤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JB금융 계열사에서 동남아 금융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곳은 JB우리캐피탈이다. 광주은행을 인수한 뒤 은행 대신 JB우리캐피탈의 해외진출을 먼저 추진해 지난해 1월 베트남 하노이 대표 사무소 인가를 따냈다.

    지난해 3월에는 미얀마의 소액대출 법인 영업인가를 받으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미얀마 현지법인 본점이 위치한 양곤을 중심으로 소매상품을 중점 판매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은 전북은행과 함께 프놈펜상업은행 인수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자회사 전북은행이 2016년 8월 인수한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부분이다. 

    프놈펜상업은행의 3분기 총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억원,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2%, 136.8% 대폭 상승하면서 은행 순익 증대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JB금융은 현지화 전략과 그룹의 선진화된 경영기법 및 시스템을 접목해 프놈펜상업은행을 캄보디아 3대 은행으로 성장시키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아세안 지역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해외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평균 해외이익 비중이 26.3%인 것을 고려하면 시중은행 이상으로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광주은행도 최근 글로벌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에 발을 내딛었다. 1998년 홍콩사무소 폐쇄 이후 19년 만의 진출인 셈이다.

    광주은행은 이번 중국 진출로 JB금융이 진출한 동남아의 주요 거점을 적극 활용하고, 중국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등 해외 영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