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너도나도 ‘ROE’ 걱정… 내년 10% 이상 목표 안정권

KB금융 윤종규 회장 “KB금융 자기 자본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10% 돼야 이익을 낸다고 볼 수 있다”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이 되려면 ROE가 두 자릿수는 돼야 한다”

우리은행 손태승 내정자 “앞으로 자본을 늘리고 ROE도 높여야 할 듯하다”

이처럼 금융권 수장에 오른 CEO들이 ROE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고 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사용된다. ROE가 10%면 10억원의 자본을 투자해 1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11일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상장사 중 ROE 10% 이상인 회사는 KB금융, 신한금융 등 2개사뿐이다.

KB금융의 ROE는 10.39%, 신한금융의 ROE는 10.31%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각각 7.18%, 8.96%로 출발은 미약했지만 올해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ROE도 개선되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KB금융, 신한금융 수장들의 얼굴빛은 결과만큼 밝지 않다. 올해 수익은 은행이 영업을 잘해서 번 것보다 대출이자로 거둔 이익이 큰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수장들이 ROE를 화두로 던진 이유는 이자이익보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내년 금융권 격전지는 비은행권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 때문에 KB금융, 신한금융지주 모두 내년 보험사 추가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은 생명보험사, 신한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물밑 작업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자산운용사 인수 물건을 찾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내년 주요 사업계획으로 포함시켰다.

일각에선 몸집불리기식 외형 확장보다 차별화된 이익 구조를 갖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은행의 평균 ROE는 15% 이상이다. 이들은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남기는 것보다 IB(투자은행) 사업 등 적극적인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은행은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대부분 가계대출에 목을 매고 있어 평균 ROE가 6%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수장들이 내년 영업 목표로 정한 ‘ROE 10%’ 달성은 IB사업에서 결판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