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빙모드 본격화…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금한령 완전 해제 가능성도
  • ▲ 출국하는 문 대통령 내외. ⓒ연합뉴스
    ▲ 출국하는 문 대통령 내외.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이 시작되면서 중국과 사드를 둘러싼 갈등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전망에 면세점 업계가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그러나 양국의 견해 차이가 분명한 만큼, 사태가 급속도로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부상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판매금지 조치가 일부 해제되면서 한·중 간 해빙 모드가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한중 정상회담까지 계획되면서 금한령 완전 해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광 당국은 최근 베이징과 산둥성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 관광상품 일부를 허용한다는 골자의 내용을 자국 여행사에 통보했다. 다만 다른 지역과 온라인에서는 모집할 수 없으며, 크루즈 및 전세기 운항 금지는 유지된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제한 조치도 종전과 같이 이어진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정상들끼리 사드와 관련된 합의가 도출될 경우 중국 국가의 특성상 금한령 완전 해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면세점 업계는 일단 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국내면세점 매출액은 11억1859만 달러를 기록해 3개월 연속 11억달러를 돌파했다. 10월 매출액은 전월과 비교해서는 9.2% 감소했으나 전년과 비교해서는 12.2% 증가한 수치다.

    금한령 속에서도 3개월 연속 11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회복될 경우 매출 증가세는 더욱 도드라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1724만명으로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807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 중 47%에 육박하는 수치다. 면세점 매출에서도 중국인 단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달한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면세점 매출의 60~70% 가 중국인에게서 나온다.

    1차 금한령 해제 조치에서 제외된 롯데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롯데 한 기업을 향해 지속될 경우 향후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한령 이전 롯데면세점의 중국인 비중은 70%가량으로 시내면세점만 별도로 볼 경우 이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금한령 시행 직후인 3월 15일부터 7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 감소했으며, 이 중 중국인 매출은 35% 급감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2분기에는 298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적자 전환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14년 만이다.

    3분기에는 매출 1조436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대량구매고객의 영향과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핑크빛 전망 속에서도 양국의 사드를 둔 견해차가 분명해 섣부른 판단은 아직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사드 철수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중국이 단체 관광객을 사드 철수를 위한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경우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갈 수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향후 상황이 급속도로 호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중간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도 이에 맞는 선물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