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한국노총·시민대책위 만나 '직접고용' 대화 나눠"원칙적으로 본사 직접고용 해야, 파리바게뜨에 대화 요청 공문 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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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노조와 한노총 노조 측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내세우는 합작사 '해피파트너스'를 통한 직접고용이 아닌 '본사 직접고용'으로 의견 일치를 이루고 앞으로 본사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두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 매장에서 처음으로 만나 양측의 입장과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 문제 해결의 공동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대화가 오갔다. 노노 갈등보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의견일치를 이루기 위한 첫 대화인 셈이다.
이날 대화에는 문현군 한노총 중부지역 공공산업노조 위원장과 임영국 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사무처장이 각 노조를 대표해 참석했다. 양측 중재를 위해 5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 대책위원회'의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커피를 마시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약 1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눴다.
두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에 대해 시정지시를 했으므로 파리바게뜨 본사가 이행당사자로 책임져야 하며 직접고용이 원칙이라는 데 대해 양 노조가 이견이 없었다"며 "파리바게뜨 본사가 교섭 또는 노사 대화에 나서도록 두 노조가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노조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고용 대안으로 추진 중인 3자 합작법인과 관련해 "3자 합작법인 해피파트너즈는 불법파견 당사자인 협력업체가 포함돼 있으므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본사는 즉각 해피파트너즈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가 제빵사들로부터 3자 합작사에 대한 근로계약서를 받는 것이나 직접고용 포기 각서를 받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한다"며 "앞으로 본사에 공동 교섭 또는 노사 대화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화섬노조에 이어 한노총이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면서 일부에서는 노노(勞勞) 갈등을 우려했지만 두 노조가 의견 일치를 이루면서 파리바게뜨 본사의 '직접고용' 압박은 더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SPC그룹은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도급업체) 3자간 합작사 '해피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통한 제빵기사 직접고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사 직접고용 의무 대상인 5309명의 제빵사 100% 동의를 얻어야하는 상황에서 제빵기사 1700여명의 소속된 두 노조가 이를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 구도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 관계자는 "두 노조가 만나 본사 쪽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두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노조가 '해피파트너스'를 통한 직접고용을 반대한다고 밝힌 만큼 SPC그룹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노총 노조 관계자는 "본사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차선을 두고 3자 합작사 고용으로 가게 된다면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파리바게뜨 본사와의 협의 의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만약 본사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두 노조와 시민대책위가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원은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낸 직접 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청구 소송 첫 심리를 내년 1월 24일 오전 11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지난 9월 파리바게뜨 본사가 11개 협력 업체 소속 제빵기사들을 불법 파견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5309명을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이를 취소해 달라며 10월 31일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