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는 한일, 쌍용, 아세아 등 3강 구도 형성레미콘 공장 수도권서 사라져, 기업 타격지역자원시설세 국회 계류, 한숨 돌린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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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시멘트·레미콘업계는 다양한 이슈로 시끄러웠다. 몸집불리기를 위한 굵직한 인수합병이 수차례 진행됐고, 서울 주요 레미콘 공장들이 폐쇄되거나 이전을 확정하며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부산·경남 등의 지역은 모래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150여개의 레미콘사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악재가 많은 한해였지만 지난해부터 논란이 됐던 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 세금 부과)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그나마 한숨을 덜었다.

    21일 뉴데일리경제는 2017년 시멘트·레미콘업계 주요 뉴스를 정리해봤다.

    올해 시멘트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다. 올해는 총 3건의 M&A가 있었다. 올해 6월 쌍용양회는 대한시멘트를 2650억원에 인수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7월에는 한일시멘트가 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6220억원에 현대시멘트를 품었다. 올해 마지막 매물이었던 한라시멘트는 가장 높은 인수가격인 7760억원에 아세아시멘트의 손으로 넘어갔다.

    기업들은 M&A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내년 건설경기 하락세가 전망되고 있지만, 이 시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정적인 시장이라 합병 외 순수 경쟁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2월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가 확정되면서 시멘트업계는 한일시멘트(점유율 22.3%), 쌍용양회(19.2%), 아세아시멘트(19.1%) 등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레미콘업계는 우울한 일들이 많았다. 한일시멘트와 삼표산업이 서울의 핵심 레미콘 공장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1월 영등포 공장 부지를 매각했다. 이 곳에는 뉴스테이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표산업은 10월 서울시-현대제철 등과의 최종 합의를 통해 오는 2022년 6월까지 성수동 레미콘 공장에서 떠나기로 했다. 아직까지 임차인 삼표와 임대인 현대제철간의 보상안 협상은 진행 중이다.

    서울 레미콘 공장은 기업들에게 중요하다. 서울 내 레미콘 공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울, 수도권에서의 확실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서울에서 새로운 부지를 마련해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한일시멘트는 영등포 공장 철거 후 인근 부천공장의 시설 개선을 통해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했지만 타격이 상당했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영등포 공장 가동 중단 이후 출하량이 1분기 7%, 2분기 4.9%, 3분기 5.9%씩 전년 대비 하락했다. 타 경쟁사들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삼표산업 역시 서울에서 대체부지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삼표의 경우 풍납공장 소송도 2심 패소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3심이 남아 있지만 풍납공장까지 잃을 경우 삼표에게 닥칠 후폭풍이 상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미콘사들은 올해 하반기 모래 부족 현상이 극에 달하면서 약 5일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경남 지역 등에 위치한 약 150개 레미콘공장이 가동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정부가 서해 배타적경제수역 골재채취를 허가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급한대로 내년 물량을 끌어쓴 것일 뿐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설상가상 바닷모래 채취를 놓고 어민들이 바다 생태계 파괴를 주장하고 있어 모래 부족을 비롯해 어민과의 갈등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의 골칫거리였던 지역자원시설세 부과는 올해 실현이 불가능해져 한숨을 돌리게 됐다. 톤당 최대 1000원의 세금 부담을 안게 되는 해당 법안은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미 시멘트 원재료인 석회석에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제품인 시멘트에도 세금이 부과될 경우 연간 500억원 내외의 추가 부담이 기업들에게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일단락됐다. 단, 여전히 지역자원시설세 개정에 대한 지역 의원들의 의지가 커서 완벽히 문제를 해결했다고는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