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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곤 전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새 수장이 됐다. 앞서 전임 함승희 사장은 지난달 12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21일 제19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임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4명의 후보 가운데 문태곤 전 차장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문 신임 사장은 선임을 위한 표결에서 참석 주식수의 66.9%인 1억1028만2976표를 득표했다. 부사장엔 69.9%인 1억1507만1854표를 얻은 한형민 파라다이스 상무가 선출됐다.
또 비상임이사엔 권순록 한국광해관리공단 석탄지역진흥본부장과 양민석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이, 사외이사엔 김주일 경기대 부교수와 김진각 민족통일태백시협의회 회장, 이윤제 아주대 교수가 각각 선임됐다.
문 신임 사장은 경남 밀양 출신으로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감사원 국책사업감사단 제1과장, 비서실장, 기획관리실장, 제2차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비서관 등을 지냈다. 지난 2010년부턴 삼성생명에서 상근감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한 신임 부사장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행정관을 거쳐 파라다이스에서 상무로 근무했다. 문 사장과 한 부사장은 오는 22일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3년간 강원랜드를 이끌 문 사장의 앞길엔 숙제가 산적하다. 우선 하루빨리 '비리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원랜드는 2012∼2013년 대규모 교육생 선발과 직원채용 과정에서 부정채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당시 선발 인원 518명 가운데 493명이 청탁을 통해 선발됐다. 현재 이 사건으로 최흥집 전 사장이 구속됐고, 전·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해 부정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만큼 앞으로 청렴한 조직문화를 조성해 '비리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탈피하고, 지역주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정립해야 한다. 강원랜드는 내년 상반기 중 정규직 68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문 사장은 아울러 새 정부가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도'를 통해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카지노 이외의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도 속도를 내야한다. 강원랜드는 현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카지노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는 카지노와 경마, 경정, 경륜,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7대 사행산업 기업들이 한 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지난 2009년 마련됐으며,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설정·관리한다.
좀처럼 경영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100% 자회사 하이원추추파크의 회생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강원 삼척시 도계읍에 위치한 하이원추추파크는 2014년 9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철도 체험형 리조트다. 개장 이후 매년 30억원 이상 적자가 쌓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쌓인 영업적자 규모가 벌써 1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들어서도 상반기에만 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외에 폐광지역 개발 지원과 '채용비리' 등으로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