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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 견본주택 외관. =이보배 기자
단것을 먹으면 짠 음식이 먹고 싶고, 짠 음식을 먹으면 단것이 당긴다. 단맛과 짠맛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맛이다. '견본주택'에도 단맛과 짠맛이 존재한다.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 음식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듯 내 집 마련에 있어서도 집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코너에서는 미리 보는 내 집에 대한 설명을 단맛과 짠맛에 비교해 설명한다.
"노인복지주택 당첨자 안정권은 80대 중후반이지만 지난해 광교신도시와 용인에서 노인복지주택이 분양돼 많은 사람이 몰려 상대적으로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 당첨자 나이대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노인복지주택의 집값 상승 요인이 그리 높지 않아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이 적합하다.(용인시 풍덕천동 H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
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들어서는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최근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해당 단지는 만 60세 이상만 청약이 가능한 '노인복지주택'으로 지하 6층~지상8층·18개동·전용 59~84㎡·총 537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별 가구수는 △59㎡ 48가구 △75㎡A 80가구 △75㎡B 37가구 △84㎡ 372가구 중소형 위주로 공급된다.
견본주택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해당 단지가 노인복지주택임을 증명하듯 다수의 노부부가 줄을 이었다. 반대쪽에는 서류뭉치를 들고 나온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이 예비청약자들을 붙잡고 분양권 전매에 대한 설명이 한창이었다.
노인복지주택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노인복지법을 따르기 때문에 청약통장 없이 청약이 가능하고, 분양권 전매 역시 가능하다. 다만 전매 대상도 만 60세 이상으로 제한된다.
견본주택에 마련된 유니트는 생각보다 널찍했다. 통상 노인복지주택은 오피스텔 수준의 전용률로 지어지기 때문에 널찍한 평면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의 전용률은 76%로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
또 해당 단지는 전 가구 판상형 평면으로 통풍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주방에도 창문을 내 거실과 맞통풍이 가능하고, 드레스룸과 다용도실에도 창문을 설치했다.
노인복지주택의 단점으로 꼽히는 좁은 주방도 개선했다.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해 주방을 ㄷ자형으로 배치하고, 주방에 알파룸을 구성해 수납공간을 풍부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주자가 만 60세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해 전 가구 안방에는 욕조가 들어간 광폭화장실을 설치했고, 미세기문을 설치해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어르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엘리베이터 역시 광폭으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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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 전용 84㎡ 거실. ⓒ현대산업개발
분양 관계자는 "입주자가 어르신들임을 감안해 병원 이동 시 이동침대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실내 전체에 10단계로 밝기와 색상이 조절되는 '감성조명'을 설치해 어르신들의 눈 건강을 고려했고, 건강데스크·멀티 프로그램실·식당 등의 시설을 조성해 일반 아파트와 차별을 뒀다.
노약자 안전확인서비스도 적용된다.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활용,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이상정보가 감지되면 가족들에게 알리고, 욕실 등에 내장된 도플러 센서로 화장실 사용 빈도 및 주기를 기록하는 시스템도 적용할 예정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도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의 장점 중 하나다. 인근 아파트 시세는 3.3㎡당 평균 1700만~1800만원인데 반해 광교산 아이파크의 분양가는 인근 전세값 수준인 3.3㎡당 1400만원대로 책정됐다.
아파트 전용별 분양가는 △59㎡ 3억4600만~3억6200만원 △75㎡A 4억1700만~4억3700만원 △75㎡B 4억1700만~4억3700만원 △84㎡ 4억5800만~4억8000만원이다.
대중교통과 인프라 이용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광교산 아이파크는 단지명처럼 광교산자락에 위치해 수지구청역에서 직선거리로 1km가 넘어 어르신들이 도보로 이용하는 데 무리가 있고,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약 1km, 2km 거리에 위치한다.
또 고령 입주자들의 건강을 고려해 대형병원과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다른 노인복지주택과 달리 광교산 아이파크는 병원과의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분양 관계자는 "입주 후 1~2년 동안은 무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고, 광교산 아이파크는 산 속에 동떨어져 있는 다른 노인복지주택과 달리 시내에 위치해 병원 연계보다 엠뷸런스를 부르는 게 빠르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주택의 특징 중 하나인 건강데스크·멀티 프로그램실·식당 등 시설 이용료와 관리비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된다.
노인복지주택은 시설운영·관리업체는 물론 청약 전 단지 내 부대시설 종류와 규모, 이용료·관리비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운영사에 따라 시설운영비와 관리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 관계자는 "임대가 섞여 있으면 운영사를 지정해 식당 등의 운영이 가능하지만 광교산 아이파크는 100% 분양이기 때문에 사전에 운영사를 정해 놓더라도 입주자들이 반대하면 운영사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 후 시설장과 운영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시설운영 방법과 이용료 등을 책정할 예정이고, 관리비는 통상 아파트 관리비 수준인 3.3㎥당 5000원~7000원 수준에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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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 모형도. =이보배 기자
노인복지주택의 입소자격도 정확히 알고 청약해야 한다. 노인복지주택은 노인복지법에 따라 만 60세 이상만 입소자격이 있다.
입소자격자의 배우자 및 입소자가 부양을 책임지고 있는 19세 미만의 자녀·손자녀는 함께 입소할 수 있지만 장성한 자녀 및 아들·며느리와 함께 사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일부 부모님 등의 명의로 사들이고 입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같은 경우 전입신고가 불가능하고, 보건복지부의 모니터링에 적발되면 퇴소해야 하는 등 문제가 될 수 있다.
실거주 목적으로 견본주택을 찾았다는 70대 노부부는 "아들내외와 함께 살려고 했는데 법적으로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가족들과 다시 상의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노인복지주택에 청약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용인 풍덕천동 K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청약에 당첨되고 입주 전까지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지만 기간이 짧고, 장기간으로 살펴보면 노인복지주택의 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하락세"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0년 입주한 노인복지주택 '벽산 블루밍 더 클래식' 전용 84㎡는 2011년만해도 4억8000만원대에 매매됐으나 현재 3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같은 해 입주한 상암 '카이저 팰리스 클래식' 역시 2015년 8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8억1500만원에 팔렸고, 이후 거래가 잠잠하다.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의 청약접수는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진행되고 11일 당첨자 발표와 동호수 추첨, 12일~13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입주는 2019년 12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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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60세 이상만 입주 가능한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는 숲세권을 자랑하지만 지하철역과 대형마트까지 거리가 멀어 어르신들의 도보 이용 불편이 예상된다. ⓒ분양정보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