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이양호 전 마사회장, 정승 농어촌공사 사장, 여인홍 aT 사장.
    ▲ 왼쪽부터 이양호 전 마사회장, 정승 농어촌공사 사장, 여인홍 aT 사장.

     

    "신임 사장이 오는 시기가 아직도 미정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전임 사장이 세팅해 놓은 사업을 기반으로 개별 부서에서 정부부처랑 신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산부) 산하 한 공공기관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마사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농어촌공사 등 농축산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수장 공백으로 인해 신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해 계획을 담은 신년사를 아예 내놓지 못하는 가 하면 내놓더라도 알맹이 없는 신년사에 불과했다. 

     

    현재 마사회와 aT, 농어촌공사의 수장들은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겨둔 상황에서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사표를 냈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3년이다. 하지만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점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10월 취임한 여인홍 aT 사장과 정승 농어촌공사 사장은 지난해 말 사표를 던졌다. 이양호 마사회장도 지난해 8월 사표를 내고 그해 12월 후임 회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런 이유로 수장없이 새해를 맞은 마사회와 aT, 농어촌공사는 사실상 대부분의 업무를 중단한 채 신임 대표만을 기다리고 있다. 기관장 인선은 마사회와 aT, 농어촌공사 모두 거의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회장엔 김낙순 전 의원, aT 사장엔 김승남 전 의원, 농어촌공사 사장엔 최규성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김낙순 전 의원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신으로, 천안농고를 거쳐 서경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화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제4·5대 서울시 의원을 지냈으며,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수석사무부총장, 정동영 대통령후보 조직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직본부장, 제19대 총선 민주통합당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5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다만 말산업에 종사한 경력이 없다보니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최규성 전 의원은 1950년 전북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17대 국회에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19대에선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재인 캠프 농업 분야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aT 사장으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김승남 전 의원은 1965년 전남 고흥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 시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선 전남도 선대위에서 활동하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농축산부 산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올해 업무 계획을 이미 짰다고 하더라도 신임 사장이 오면 그분의 소신을 담은 내용으로 다시 짜야 한다"며 "새 기관장이 오더라도 업무파악 기간 등을 감안하면 조직이 안정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