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E&C브라질에 두 차례 걸쳐 유증·대여금 3052억원 출자CSP제철소 미수금 2023년까지 분할회수… "항시 모니터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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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연수구 소재 포스코건설 본사.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2016년 '어닝쇼크' 진원지였던 브라질법인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대부분이 충당부채로 이미 반영돼 있는 만큼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라질법인을 통해 진행 중인 CSP제철소사업에 미수금이 쌓여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브라질법인(POSCO E&C Brazil)에 3052억원 규모 출자 계획을 밝혔다.
출자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며 실제 현금유출이 우려되는 유상증자로는 1079억원이 진행되고, 나머지 1974억원은 기존 대여금으로 이뤄진다.
유증은 포스코건설이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채무보증 금액의 상당 부분(78%)을 기타충당부채로 이미 반영하고 있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는 대여금에 대해서도 전액 충당금이 설정돼 있어 관련 회계손실이나 현금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유증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손실의 경우 기타충당부채로 계상돼 있지 않던 잔여분에 대한 추가 손실인식 분으로, 2017년도 4분기 해당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브라질법인은 2016년 큰 폭의 공사비 투입 확대로 대규모 적자를 시현했으며, 이에 포스코건설은 브라질법인에 2382억원의 대여금을 지급하고 대여금에 대해 전액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대여금을 청산하고 자본을 늘려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며 "브라질법인의 부실을 모조리 털어내는 한편, 성장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브라질법인에 대한 미수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출범한 브라질법인은 실적부침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 900억원, 부채 40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포스코건설은 이 법인을 통해 CSP제철소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본 사업이 현지 불법파업·통관문제 등으로 지연되면서 브라질법인은 2016년에만 4219억원 규모 손실을 봤다. 포스코건설은 해당 적자로 2016년 44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어닝쇼크'를 맞게 됐다.
당시 잔여 공사기간에 따른 예상손실을 선반영함에 따라 추가손실 요인은 크지 않았지만, 발주처와의 협상 진행으로 공사미수금 지급이 유보됨에 따라 채권회수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발주처와의 협상이 완료됐고, 이번 1분기 중 대주단 승인을 거쳐 협상효력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설계·구매 부문의 경우 공사미수금 2억4000만달러와 클레임에 따른 합의금 5200만달러는 채권성격에 따라 거치기간을 두고 분할상환될 예정이며, 현지법인 시공 부문은 미수금 6000만달러와 클레임에 따른 합의금 2000만달러는 채권단 동의 즉시 회수된다.
승인 완료시 브라질법인 미수금은 1개월 이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설계·구매 부문의 경우 최장 2023년까지 분할 회수될 예정인 만큼 회수시기의 장기화 및 현지 영업여건 등을 감안하면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번 출자로 지급보증이 해소된 브라질법인 차입금과 지난달 매각한 Khanh New City Development 차입금을 제외하고 포스코건설은 해외법인에 대해 실행 잔액 기준 3221억원의 지급보증 및 자금보충을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법인 실적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관련 재무부담 증감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