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동탄 입주물량 폭탄, 집주인 전세보증금 반환자금 마련 비상갭투자자 대부분 기존 주담대 보유·은행 전세퇴거자금대출 집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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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수원시에 전세를 끼고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매한 A씨는 울상을 짓고 있다. 동탄 지역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역전세 현상이 발생해서다. A씨는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고자 시중은행을 찾았지만 대출을 거절 당했다. 이미 1건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LTV 한도 조정·신DTI 등 고강도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 돈줄을 바짝 옥죈 탓에 A씨는 결국 은행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최근 경기도 지역에서 발생한 역전세난으로 집주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데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몽땅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19일 국민은행 주간 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경기도 전세수급지수가 99.9로 집계됐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148.0의 수치를 기록했지만 연말 즈음 106.8로 하락했고, 12월 들어서는 100.0 아래로 떨어져버렸다.

    국민은행의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0~200 범위에서 적정 수준인 100보다 높을 경우 '공급 부족', 100보다 낮다면 '수요 부족'을 뜻한다.

    즉, 경기도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 수치를 기록하면서 이 지역은 전세 공급량이 수요보다 훨씬 많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동탄 등 신도시와 택지지구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면서 전세 물량이 많아졌고, 결국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집주인들은 세입자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전세퇴거자금대출, 아파트담보대출을 알아보고 있지만 은행 영업점에서 대출 승인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통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하는 임대인들은 여유 자금이 없어 갭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본인이 실제 거주하는 집이나 다른 주택에 이미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다주택자의 자금줄을 죄고자 8.2 부동산 대책, 신DTI 등 대출 규제를 발표하고, 주담대 1건 이상 보유자의 대출 승인을 까다롭게 막아놓은 탓에 은행 문턱이 한 없이 높아진 상황이다

    결국 주담대를 이미 갖고 있는 집주인들은 은행들이 역전세난에 대비해 내놓은 전세퇴거자금대출 등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전세퇴거자금대출이란 은행들이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임대인을 대상으로 
    전세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 2009년 은행들이 역전세 현상을 해소하고 전세보증금 반환에 내몰린 집주인들을 돕기 위해 출시했지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다주택자 LTV 한도를 낮추고 전방위로 돈줄을 죄면서 이 상품을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만약, 주담대가 없다면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아파트담보대출과 별반 다른 점이 없어 은행 직원들도 전세퇴거자금대출을 권하지 않는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최근 역전세로 전세 보증금 반환을 위해 영업점을 찾는 임대인들이 많지만, 대부분 1건 이상의 주담대를 보유 중인 경우가 많아 즉시 '대출 불가' 코드가 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다주택자의 집 처분을 염두에 둔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임대인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연계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을 팔기보다 최대한 현금을 확보해 위기를 넘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적으로 볼 때 이자 부담에 따른 타격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