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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선 1순위 청약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내년 부동산 공급량이 최대로 늘어나면서 집 값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신도시 등 지역에선 1순위 청약률이 크게 떨어졌다.
중흥건설이 지난 1일 동탄2신도시 A35블록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는 435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가 759명에 그쳤다.
일단 경쟁률은 1.74대1로 미달은 면했지만 투자 수요가 확연히 줄어 앞으로가 걱정이다.
실제 이보다 한 달 앞서 같은 지역에 분양된 ‘우미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 아파트는 6만5943명이 몰려 79.07대1이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분양권 전매 금지 전 마지막 분양이란 특수성도 한 몫 한 결과다.
이 같은 부동산 위축 현상은 서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파크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112.8㎡가 청약 1순위서 미달해 2순위까지 넘어갔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과 삼성물산의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도 1순위 마감은 했지만 청약률은 5대1에 그쳤다.
모두 이전 경쟁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1순위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재당첨 제한이 부활하면서 청약통장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동일 지역 내에서도 상품에 따라 청약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마포나 잠실도 과거 경쟁률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린 것”이라며 “통장 1순위와 재당첨 제한으로 인해 같은 지역 내에서도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약률이 떨어지고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미분양과 역전세난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 공급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하면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지만 주택시장이 무너지면 기존 대출이 부실화되고 이로 인해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2년 만에 하락하며 오름세가 꺾였다.
지난 한 달간 송파구의 아파트값은 -0.48%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동구 -0.35%, 서초구 -0.25%, 강남구 -0.18%가 각각 하락하는 등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1·3대책 이후 실거래가가 최고 2억원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