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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한국가스공사 지휘봉을 잡은 정승일 사장이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세대교체를 통해 부서장들이 한층 젊어지고, 3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본부장 자리에 앉히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최근 조직 개편에 이은 인적 쇄신을 위해 대규모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부장급 이상 간부 세대교체와 대표적인 '남초산업'인 에너지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과감히 깨트렸다는 점이다.
실제 조직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전략기획본부의 경우 보직자 평균 연령이 기존 대비 3.1세 젊어졌다. 특히, 최양미(54세, 여) 설비기술처장을 기술사업본부장으로 선임함으로써 여성의 진입 장벽을 파괴하고 성차별 없는 능력주의 인사원칙을 강조했다. 여성 본부장이 배출된 것은 1983년 가스공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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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획일적 보직 부여 관행을 깨고, 일과 능력 중심의 책임경영 구현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임금피크 예정 보직자들은 엄격한 직무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보직을 차등 부여해 무사안일, 보신주의를 철저히 배격했다. 그 결과 12명의 1·2급 임금피크 예정자가 보직을 부여받지 못했고, 그 자리를 젊은 2급(부장) 간부들이 대체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50대 젊은 사장이 취임한 만큼 기존보다 7기수 이상 낮은 12∼14기 인재가 주요 처·실장급 직위에 대거 등용됐다"며 "젊은 기수 발탁과 직위·직급이 분리된 파격 인사가 이뤄졌지만, 철저한 인사 검증과 경영임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공감인사를 실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번 간부급 인사를 신호탄으로 이달말까지 직원 전보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새로운 혁신 경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