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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가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급증한데다 카드론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3301억원으로 전년대비 29.3%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다른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신한카드는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변화로 인해 동기간 96.3%나 급감했고, 하나카드도 8.7%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고객의 카드 이용 대금 중 못 받을 것을 대비해 따로 떼어놓는 일종의 비상금이다.
카드대금 뿐 아니라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등과 같은 대출 상품을 비롯해 리스 및 기타 채권 등 모든 채권에 대해 일정 비율에 따라 충당금을 쌓는다. 정상 채권은 적게 떼고, 연체될수록 많이 떼어놓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많이 비축할수록 향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급증한 것은 그동안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자산을 불리면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양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자산은 17조6583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증가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카드 모집이 확대되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15%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카드론을 비롯해 할부금융 등을 키운 영향도 반영됐다.
문제는 이같이 대손충당금 부담이 확대될수록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데다 KB국민카드의 경우는 자산건전성 지표도 서서히 부담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신한카드가 부실채권(NPL) 비율을 0.12%포인트 낮추는 사이 KB국민카드는 2016년 1.3%에서 1.4%로 높아졌다.
특히 고정이하여신 중 신한카드에 비해 규모가 많았던 회수의문여신은 1년새 21.2%나 더 늘어 1874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1.23%로 큰 차이가 없지만 이마저도 안심하긴 이르다. 카드론만 떼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1.89%로 5분기 연속 상승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금융권이 대출총량제로 인해 영향을 받으면서 대출을 크게 늘리지 못했던 데 비해 과거에 대출해준 채권들의 부실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안정적인 관리를 통해 올 상반기 중으로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