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한 우량주 단기 상승 후 대부분 빠져전문가들 “액면분할 자체보다 기업 실적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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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내달 23일 주주총회를 갖고 50:1의 액면분할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주당 250만원대에 달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삼성전자 주식은 5만원대로 저렴해진다.

    이에 따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매수 타이밍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사상 처음으로 액면 분할을 단행한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 발행주식의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자본금 액수는 그대로이나 주식의 액면가(실제 거래가격이 아닌 최초 발행 시 지정된 1주당 가격)가 일정 분할로 나눠져 가격은 내려가고 총 주식 수가 늘어나며 유통 물량이 확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식 수는 보통주 기준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나며 64배 가까이 증가한다.

    통상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액면분할 전부터 미리 삼성전자 주식을 사 둬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6년 8월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한 애경유화는 분할 전 1만1750원에서 꾸준히 상승을 지속해 올해 2월 현재 기준 1만8000원 가까이 상승해 있다.

    반면 액면분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종목들도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7월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제과사업부문인 오리온으로 분할 상장하며 보통주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했다.

    오리온 역시 재상장일 기준 8만2300원이었던 주가가 4개월 후 12만원대까지 약 45% 가량 급등했으나 오리온홀딩스는 주가가 하락했다.

    반짝 급상승 후 다시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5년 액면분할을 단행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액면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주식분할을 한 결과 주가가 상승, 그해 3월 3일 기준 28만원대였던 주가는 넉 달 후인 7월 3일 45만원대까지 59%나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발 쇼크 등의 요인으로 올 2월 현재 30만원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로 인한 주가상승 효과보다는 실적 자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액면분할을 단행한 대형주들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우상향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추세가 엇갈렸다”며 “액면분할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 이벤트이긴 하지만 주가를 결정짓는 요인인 기업 요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액면분할을 시행한 시총 상위 10개 종목도 50%만이 주가가 상승했으며 이들 역시 3개월 이전 주가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 분할로 인한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더 중요한 점은 경영 전략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분할 결정은 삼성전자의 경영 기조가 여전히 ‘수익성 위주’라는 것”이라며 “전년 대비 DRAM 투자 확대를 두고 경영 전략이 ‘경쟁 위주’로 바뀌었다는 의혹도 나왔으나, 주식분할을 한다는 점으로 봤을 때 DRAM 등 메모리 부분에 대한 경영 전략도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제품 갤럭시 S9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인한 주가 상승 예상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 S9/S9+의 판매 예상치를 4500만대로 상향하며 “과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갤럭시 S7의 교체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340만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