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 이재호 상무, 투자지원본부장 대신 일자리창출본부장 선임노사 모두 한발 양보 통해 명분·실리챙겨…정부정책 적극동참 기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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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예탁결제원이 현재 안고 있는 두 가지 시급한 해결 과제인 낙하산 상무 선임에 따른 노사 갈등 봉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해결했다.

     

    산업은행 출신의 이재호 상무를 투자지원본부장이 아닌 일자리창출본부장으로 앉히며 노조를 설득하고,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한 외형 조직도 갖춰 정부 정책에도 한층 더 발맞추게 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이재호 상무를 일자리창출본부장에 임명했다.


    이는 사측이 지난해 말 산업은행 출신의 이 상무를 새로 선임하면서 투자지원본부장으로 내정하자 노조가 전문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지난달 15일 부터 한달 넘게 지속된 노사갈등의 봉합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이 상무의 사퇴가 아니면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출근을 저지해 왔고, 사측은 선임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반드시 출근을 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재호 상무는 KDB산업은행에서 자금시장본부장직을 수행하다 지난해 말 한국예탁결제원 투자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 상무에 대한 노사 평가는 엇갈려왔다.


    회사측은 "이 상무는 예탁결제원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크라우드펀딩을 지원하는 부서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를 영입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구조조정실패로 막대한 국민혈세를 낭비시킨 산업은행에서 온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전문가 영입이 필요하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맞섰다.


    특히 예탁결제원이 지난해 이사회에서 이 상무 선임안을 이사회 3시간 전 긴급 통보해 통과시킨 부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노사의 평행선이 지속되자 예탁결제원은 이 상무에 주력 사업(투자지원본부장)을 맡기는 대신 현 정부의 기조와 방향을 맞춰 일자리창출추진단을 본부급으로 키워 이 상무를 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대안을 노조에 제시했고, 타협에 성공했다.


    이번 인사는 예탁결제원과 노조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명분과 실리를 지킨 결과로 평가된다.


    노조는 향후 상무급인 본부장 인사를 낙하산 인사 재발을 막고, 투명성이 전제된 내부 출신의 승진을 선임할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에 대한 투쟁을 지속해왔지만 업무 현안 처리 등의 문제에 따라 결과적으로 사측과 정부의 입맛에 맞춘 인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 결과로 한단계 힘이 실리게 됐다.


    회사측 역시 이 신임 상무를 예탁결제원 고유의 업무가 아닌 후선 조직을 이끄는 본부장으로 방향을 바꿔 계획대로 이 상무 선임에 성공했다.


    특히 일자리창출 조직이 정부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탄생했던 만큼 정부 정책의 적극 협초를 통한 인센티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준공공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된 예탁결제원은 이후에도 공공기관 해제를 위해 당국을 대상으로 꾸준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타 공공기관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무부처로부터 경영평가를 받게 돼 있어 사업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외형적으로 증권예탁결제제도를 시행해 얻는 수익을 전체 수익의 50% 미만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전자증권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다각화하며 당국과 협의를 통해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결정적으로 예탁결제원의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기조에 맞춰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 지난해에는 비정규직 직원 34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고, 올해는 방범, 경비, 청소 등 용역직원에 대해 자회사 방식으로의 정규직 전환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경우 120명 내외 인력이 정규직으로 추가 전환될 예정이며 파견·용역직에 대한 처우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일자리 창출노력의 첫 걸음으로 전직원 대상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 페스티벌'을 실시하기도 했다.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사업 진행 역시 기업 지배구조 및 주총 선진화, 투명한 경영을 추진하는 정부 방침과 방향을 같이 한다.


    올해 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 시대 개막을 위해서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의결권 산업 발전과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전자주총 활성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