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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채용시장은 올해도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는 공채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수주절벽이 올해 일감 부족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아직 신규채용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채용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감부족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신규 채용은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기존 인력을 더 줄여야 하는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채용이 제로였던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연말 2017년과 올해 적자를 공시했던 삼성중공업은 현재 일감 부족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자구안에 따라 올 연말까지 2000여명을 더 감원해야 하는 처지라 신규채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채 계획이 없다"면서 "공채 뿐만이 아니라 수시 채용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내년 정도에는 공채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일감부족이 내년 정도에는 해결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총 69억달러(28척)를 수주하며 2017년 수주목표인 65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6년 수주액인 5억2000만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수주물량은 201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이 내년에는 신규채용이 가능할 것이라 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공채계획이 없다. 자구안에 따른 인력 감축은 마무리 단계지만, 아직 경영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지 않아,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수주는 총 30억달러(25척)로 목표치인 45억7000만달러에는 약 15억달러 부족하다. 2016년 수주인 15억5000만달러에 비해서는 93.5% 늘었지만,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내년 공채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공채 뿐만 아니라 수시채용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수주가 순항 중이라 목표를 달성한다면, 내후년에는 공채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상황이 가장 낫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공채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필수 인력에 대해서는 수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자구계획을 유일하게 마무리 한 조선소라서 인력 감축을 해야하는 처지도 아니고, 수주 역시 살아나고 있어 신규채용에 있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공채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필요한 인력은 지난해처럼 그때 그때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채용이 중지된 2016년 하반기에도 유일하게 필수인력에 대해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는 조선업계 신규채용이 2년째 중지되고 있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감부족에 공채를 진행할 여력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같은 현실이 미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시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이제는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적은 수라도 유능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해야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