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83억 적자, 렌탈사업 철수… 신사업 전망도 불투명
  • ▲ 이대희 쿠첸 대표. 쿠첸은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희 대표를 재선임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대희 쿠첸 대표. 쿠첸은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희 대표를 재선임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취임 2기를 맞은 쿠첸 이대희 대표의 고민이 깊다. 국내 밥솥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가 사드 이후에도 중국 시장이 쉽게 풀리지 않아서다.

    쿠첸의 연간 매출 중 밥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전체 실적에 밥솥 매출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쿠첸은 밥솥 의존도 완화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왔지만, 눈에 띄는 사업은 없다. 

    쿠첸은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대희 대표를 재선임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3월 취임해 3년간 회사를 이끌어왔으며, 올해 취임 2기를 맞았다. 창업주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스마트 경영'을 앞세운 젊은 경영인으로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 대표의 스마트 경영에도 지난해 실적은 처참했다. 쿠첸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83억원의 적자를 봤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72억원으로 전년 매출(2726억원) 대비 약 15% 떨어졌다.

    지난해 적자에는 밥솥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쿠첸은 지난해 추석 성수기에 맞춰 신제품 'IR미작' 밥솥을 내놨지만 반전은 없었다. 신제품 판매 부진과 마케팅 비용은 고스란히 적자로 돌아왔다.

    쿠첸도 밥솥 부진을 만회할 신사업 발굴의 필요성을 느끼는 듯하다. 이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전기레인지, 캡슐커피 등 신사업에 손을 뻗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밥솥 다음으로 비중이 가장 높은 전기레인지의 경우 매출이 전체 16%에 그친다. 최근엔 2013년에 뛰어든 전기레인지 렌탈 사업도 철수했다. 제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 인력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현재는 일시불 판매가 주를 이룬다.

    미국 캡슐커피사 큐리그와 계약을 맺어 2015년부터 내놓은 캡슐커피 기계, 커피 판매 실적도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엔 젖병소독기, 분유포트 등을 앞세워 유아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초 쿠첸은 유아가전 브랜드 ‘베이비케어’를 선보였다. 쿠첸은 유아가전 론칭 첫해 목표로 매출 120억원을 설정했다. 해당 제품들은 인터넷, 유아 관련 박람회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다.

  • ▲ 이달 초 출시된 쿠첸 유아가전 '베이비케어' ⓒ 뉴데일리 공준표
    ▲ 이달 초 출시된 쿠첸 유아가전 '베이비케어' ⓒ 뉴데일리 공준표



    업계는 쿠첸의 신사업 도전에 여전히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저출산 기조 확산에 따라 유아관련 시장이 쪼그라드는 추세인 데다, 70%에 달하는 밥솥 매출을 끌어오기엔 미약하다는 시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밥솥 시장 침체로 쿠첸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이 확실한 반전을 가져오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신사업 안착을 위해서는 마케팅, 유통망 확보에 엄청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데 적자 등 경영상 어려움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