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분위기... 27.9% 일괄 인하안 접어 대기업 계열- 중소·중견 면세점 개별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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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국내 면세점 업계가 철수와 타결이라는 갈림길에 섰다. 공은 중소·중견면세점 4사(에스엠·엔타스·시티플러스·삼익악기)에 넘어갔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운영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롭게 제시한 임대료 조정안을 받느냐 마느냐에 따라 이들의 운명은 갈린다.

     

    인천공항공사는 지금까지 T1 임대료를 '27.9% 일괄 인하'하는 방안을 고수해 왔다. 이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항이후 T1 여객이 서편 43.6%, 동편 30.1%, 탑승동 16.1% 정도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해 내놓은 수치다.

     

    그러나 면세점 업체들은 수용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요구하는 인하율에 비해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체들은 이보다 10%P 더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21일에는 연합회까지 결성해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다.

     

    그러자 인천공항공사는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한발 물러섰다. 새로운 조정안을 제안한 것이다. 새 안에는 '30%를 인하한 후 정산 때 지난해 매출 대비 감소분을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에 제시한 것과 동일한 조건이다. 다만 회신 시한을 오는 30일로 못박았다. 이제 그 시점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달말까지는 어떻게든 임대료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만큼 중소·중견면세점 4사는 어떤 식으로던 이때까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중소·중견면세점 4사는 여전히 불만이 큰 상황이어서 롯데면세점처럼 철수를 감행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T1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온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빚다 지난달 13일 철수를 감행한 바 있다. 오는 6월이면 T1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한다. 

     

    중소·중견 면세업체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의 새 조정안으로도 적자를 벗어날 수 없다"며 "조선시대에도 가뭄 등으로 백성이 고생하면 감선령(減膳令)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입장에서도 잇따른 면세업체 철수는 부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 하락에도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 부분은 갑질로도 비칠 수 있다"며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면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업체들에게 추가적인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대기업 계열 면세점과 중소면세점 측에 각각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과의 협의는 오후 3시, 중소·중견면세점은 4시에 각각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