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지난 10·12일 연이어 판재류·강관 쿼터 배정 회의 열어강관 쿼터 51% 불과, 치열한 다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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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미국의 수출 쿼터를 보름 남짓 남겨두고, 국내 철강업계가 물량 배분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때쯤에는 업체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협회 대회의실에서 강관사 20여곳이 참석한 가운데, 강관업무회의를 개최했다.

    세아제강, 현대제철, 넥스틸, 휴스틸 등 국내 주요 강관사들이 모두 자리한 이번 회의는 '향후 어떻게 쿼터 조율을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협회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미국 쿼터제에 대해 자세히 브리핑하면서, 강관 물량 배분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첫 회의라 업체들간 쿼터 논의는 있지 않았고 철강협회가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관사들은 앞으로 실무자들이 물량 배분에 대해 우선 논의한 뒤 결정권을 가진 임원들에게 보고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업체간 물량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쿼터가 51%에 불과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강관사 한 관계자는 "어제 회의는 지난 설명회와 동일한 내용을 또 다시 반복하는 정도였다"며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일부 업체들이 쿼터제에 대한 질문을 쏟아놓다 보니 회의시간이 다 흘러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논의된 내용은 없었고 향후 계획을 듣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철강협회는 지난 10일 판재류 쿼터 조율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쿼터제 발표 후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에 설명하는 자리는 있었지만, 물량 배분을 위한 회의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강관과 달리 판재류 회의는 유의미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 참석자들은 수출에 대한 통관 기준 정리와 쿼터 배정을 위한 기준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재류 쿼터 배정은 기존 수출업체 위주의 폐쇄형 방식과 이외 업체들을 배려한 오픈형 방식이 혼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판재류는 미국 수입 HS코드와 국내 수출 HS코드가 달라, 이를 통합하는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철강협회는 이 작업을 우선 진행하면서 국내 수출 통관 기준을 바탕으로 쿼터 배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판재류는 강관과 달리 전년대비 111%의 쿼터를 확보했다. 따라서 코드 통합과 배정 방식 등이 정해지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쿼터 배정을 위한 첫 회의였다"면서 "우선 통관 기준과 쿼터 배정 방식 등이 정리돼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에게 철강 관세 면제권을 주는 대신 지난해의 70% 수출 쿼터를 부과한다 밝혔다.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될 미국 쿼터제를 앞두고, 국내 철강업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물량을 조율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