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지난 달 30년된 회기전 매장 철수맥도날드도 서울대입구점·사당점 등 문닫아
  • ▲ 신촌역 약속의 명소로 꼽히는 맥도날드 신촌점이 이달부로 문을 닫는다. ⓒ맥도날드
    ▲ 신촌역 약속의 명소로 꼽히는 맥도날드 신촌점이 이달부로 문을 닫는다.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업계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매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주요 소비층인 1020대가 모이는 핵심 상권에서 몇 년간 운영하던 매장의 문을 닫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 달을 끝으로 회기점 매장을 철수했다. 서울 경희대학교 근처에 자리했던 회기점은 대학생 등 1020대들의 대표적인 약속 장소로 꼽히며 1990년대 후반 버커킹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매장의 경우 임차 연장 여부를 논의하던 과정에서 사측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1989년에 연 회기점은 지난 달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다"면서 "임대 계약 만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버거킹은 올해 서울 여의도점도 폐점하기도 했다. 이 곳은 
    여의도에서도 한복판인 여의도역 사거리에 있는 곳으로 직영점으로 운영돼 왔다.

버거킹 뿐만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서울대입구점·사당점·부산서면점·용인단대점도 지난 달 문을 닫았다. 이 외에도 1998년 문을 연 지 20년 만 동안 자리를 지켜온 신촌점도 이 달을 끝으로 영업 종료를 앞둔 상황이다.

더욱이 첫 단독 매장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에도 불구 전략적 폐점하는 사례도 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해 3월부로 1호점인 신촌점을 닫았다. 2004년 12월 크리스피크림도넛 론칭 이후 문을 연지 약 12년 3개월 만이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피자헛 1호점인 이태원점도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이 곳은 경우 1985년 오픈함과 동시에 한국에 피자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1990년대 국내 외식 산업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CJ푸드빌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1호점인 광화문점을 지난 2014년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프랜차이즈업계가 핵심 상권에서 잇따라 매장을 닫는 것은 최근 대체식 증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도 있지만 임대료 상승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가량 오르면서 이중고를 버티지 못하고 문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는 연일 부동산 거품을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114 상가매물자료(2017년 10월~2017년 12월 등록 매물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종각역 상권 임대료는 38.4% 상승했고 이화여대(19.5%), 망원동(15.1%), 신촌(13.1%), 연남동(12.7%)도 같은 기간 임대료 상승률이 높았다.

상황이 이렇듯 프랜차이즈의 영업기간은 단축될 수 밖에 없다. 
상가정보연구소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영업기간은 2015년 9년 11개월, 2016년 9년, 2017년 7년11개월로 감소세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모든 업종은 도입-성장-성숙-쇠퇴의 사이클을 겪게 마련인데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업체간 경쟁심화로 평균 수명주기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라며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더해져 생존을 위한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프랜차이즈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역세권이나 주요 상권에 1호점을 오픈했던 업계들이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의 상승으로 운영에 부담을 느끼는게 사실이다"며 "이로인해 오랜 역사를 뒤로한채 현실적인 장벽으로 인해 폐점을 결정하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