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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기조 속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이 그리는 '에너지 대전환'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 한수원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맞춰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이 주창한 '에너지 대전환'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 사장은 지난 5일 취임식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60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안정적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에둘러 '탈원전 코드'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수원은 당장 내년이면 포화에 이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확대해야 하는 정 사장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월성 원전 1~4호기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2019년 12월이면 포화상태에 다다른다.
월성 1호기 인근에 자리한 기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부지에 추가 건립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규제기관 및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관련법안 역시 국회에서 표류중이다.
월성 1~4호기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중수로형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다. 중수로형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공간에서 6년 간 보관하며 열을 식힌 뒤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건식저장시설로는 맥스터와 캐니스터가 있다. 맥스터는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사용후 핵연료를 담은 원통형 저장용기를 보관, 캐니스터보다 2.7배 효율이 높다.
현재 월성본부에 캐니스터 저장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맥스터역시 저장률이 90%에 육박한 상태다. 월성본부는 총 7기의 맥스터를 운영, 총 16만8천다발 저장이 가능하다.
한수원은 월성본부의 사용후핵연료 포화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맥스터 7기의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 월성본부는 내년 12월이면 더이상 저장공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담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등이 단행될 경우,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원전의 안전을 위한 계획예방정비가 길어진다면 한 두달 정도 더 버틸 수도 있다. 하지만 월성 1~4호기의 수명이 끝나는 2029년까지 버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부가 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을 통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원전 수명연장 금지를 꺼내든 만큼 저장시설의 추가 건설을 승인할 지 미지수다.
정 사장은 지난 13일 월성원자력 본부를 찾아 사용후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점검했다. 이후 월성1호기 주제어실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사장이 공식적으로 월성 1호기 폐쇄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
한 업계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만큼 중요한 이슈"라면서 "정 사장이 정부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