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몰 버버리뷰티박스 지난 22일부로 철수
-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한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버버리 잡화는 3년 연속 실적 부진을 겪는데 이어 화장품을 판매하는 버버리뷰티도 문을 닫았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버버리뷰티의 코엑스점이 지난 22일부로 문을 닫았다. 이 곳은 버리가 영국 런던 코벤트가든에 이어 아시아 최초 문을 연 매장이다. 이에 따라 버버리뷰티 제품은 글로벌 온라인몰을 통한 구매만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버버리뷰티는 지난 2011년 1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매장을 오픈, 주요 백화점에 매장 문을 열었지만 줄줄이 문 닫으며 한국 시장에 철수했다. 이후 2014년 12월 코엑스몰에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에 재도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버버리뷰티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해 국내 소비 화장품 트렌드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불황의 여파로 일명 백화점 수입 화장품들이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A백화점에 따르면 화장품 매출 신장률은 2016년 7.2% 성장했지만 지난해 5.8%에 그쳤다.
백화점 수입 화장품의 특유의 '노 세일' 전략을 고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씀씀이를 줄인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데다 중저가 브랜드숍, 올리브영 등 H&B스토어의 공세까지 더해진 탓이다.
여기에 병행수입이나 해외 직접구매가 대중화되고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이 들어오면서 브랜드 가치도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맥·시세이도·크리니크 등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입 브랜드들이 최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거나 타유통망에 진출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버버리코리아의 한국 시장에서 명품으로서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버버리코리아의 최근 3년간(2014년 4월~2017년 3월) 매출은 2014년 2521억원, 2015년 2512억원, 2016년 2437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78억원, 251억원, 244억원으로 감소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2013년부터 수입 화장품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화장품 브랜드가 늘면서 선택폭이 넓어졌고 설화수나 후 등 국내 프레스티지 브랜드 히트하면서 아무래도 수입 화장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고가의 수입 브랜드 제품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좋은 성분이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보다는 제품 자체를 보고 선택하는 편"이라며 "최근 H&B스토어나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중소업체 화장품들이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