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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편의점 시대] 회의하고 빨래하러 '편의점' 간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 맞은 편의점 업계, 전문화로 위기 극복
"상권 맞춤형 매장으로 변화 속도"

입력 2018-05-04 10:13 | 수정 2018-05-04 11:55

▲ 세븐일레븐이 산천점에서 운영하는 세탁서비스. ⓒ세븐일레븐


전국 편의점 매장 수가 4만개를 넘기며 국내 편의점 업계가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시장 포화와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똑똑한 편의점 업계는 자체 제작 상품을 늘리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플랫폼,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국내 유통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시대를 맞은 편의점 업계의 新 풍토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편의점 업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상권 맞춤형 전략으로 매장을 전문화 및 다변화시키면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점주 지원 장려금, 비수기 담배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율 상승,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 강화 등의 이유로 편의점 업계 1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업계는 일부 매장을 지역 상권에 맞춘 생활 인프라형 점포로 신규 출점 및 개선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CU는 메뉴판 내건 카페테리아형 편의점, 여대생들을 위한 맞춤 편의점(파우더존, 피팅룸 등), 에너지 절약하는 똑똑한 편의점(에너지 절감 시스템), 주차타워 내 편의점, 유니버셜디자인 편의점,  약국병설형 편의점, 트랜스포머 편의점(이동형 편의점), 노래방 편의점 등 시장 맞춤형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덕성여대 학생회관에 위치한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은 전체 매장에서 휴게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보다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더 넓은 것.

매장 내에는 10여 개의 테이블은 물론 소모임이 가능한 회의용 테이블과 화이트보드 등을 설치한 스터디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지난 2016년 6월 '노래방 편의점'도 오픈한 바 있다. 홍대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CU럭셔리秀노래연습장점'은 노래방 건물 1층에 편의점이 입점한 형태로 노래방 이용객은 물론, 일반 유동객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점포다.

일반 노래방이 카운터에서 한정된 종류의 음료와 먹을거리를 제공하지만 노래방 편의점은 1000여 가지가 넘는 상품을 구비하여 고객의 선택권을 높였다.

GS25 역시 드라이브 쓰루 점포, 프리미엄급 매장인 파르나스타워점, 공부 및 회의 특화형 매장 등 지역 상권 맞춤형 편의점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오픈한 드라이브 쓰루 점포의 경우 경남 창원시에 있는 GS25 창원불모산점으로 차량의 이동이 많은 로드사이드(도로 옆에 위치) 입지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경남 창원에서 부산 방면으로 일 평균 3만대 이상의 차량이 지나가는 창원터널 초입에 위치해 운전자의 이용이 많을 것이 예상됨에 따라 GS25 최초로 드라이브 쓰루 점포로 오픈한 것.

드라이브 쓰루를 통해 운전자들 하차 없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GS25 창원불모산점(드라이브 쓰루점포).ⓒGS25


세븐일레븐도 카페형 편의점과 세탁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세탁편의점,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 등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미래 편의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프레시 푸드 스토어(FFS; Fresh Food Store)로 정의하고 매년 카페형 편의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전국에 45개의 카페형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82.2%에 해당하는 37개점은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경영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산천점(용산구 산천동)'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세탁편의점의 경우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세탁 서비스를 도입했다.

세탁 서비스는 무인 세탁 시스템으로 365일 24시간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이마트24도 기존 편의점 매장과 자동판매기를 결합한 방식의 매장을 성수본점에서 5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해당 매장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는 일반 매장과 셀프 매장이 같이 운영되고, 자정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는 셀프 매장만 운영된다.

셀프 매장의 대형 자동판매기에는 1대당 총 80개의 상품이 진열된다. 삼각김밥, 도시락 등의 FF(프레쉬 상품)을 비롯해 유제품, 음료, 과자, 일반식품, 비식품 등 주류를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의 상품을 취급한다.

기존 이마트24에서 운영하던 무인편의점의 경우 고객이 직접 상품을 스캔하고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재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셀프매장은 주간에는 점포 근무자가 상주해 실시간으로 상품의 재고관리나 고객 응대를 할 수 있고, 야간시간대에는 자동판매기에서만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도난 등 상품로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절감이 최근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매장은 취약시간대의 추가 매출 확보, 인건비 등의 비용절감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가맹점주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이마트24 측은 보고 있다.

▲ 이마트24 셀프매장.ⓒ이마트24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 수익성 하락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편의점들의 노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일본 편의점들이 최근 전문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과도 매우 흡사하다.

미래에셋대우 증권 김명주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 업체 패밀리마트는 지난 2월 편의점과 휘트니트센터가 합쳐진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인 피트앤고(Fit&Go) 1호점을 개점했다.

해당 편의점에서는 피트니스 센터 방문객을 위한 특화 상품들도 판매한다. 피트니스센터를 통한 집객 효과와 제품 구매 유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 적인 시도로 평가 받는다. 향후 패밀리마트는 5년간 피트앤고 매장을 300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 CU에서 운영하는 이동형 편의점. ⓒCU


이러한 추세에 맞춰 계산대에 머물러야 했던 근무자를 고객 맞춤형 응대원이나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도와주는 파트너 역할로 확대하는 일명 '3세대 편의점' 시대도 곧 도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세대 편의점의 정의는 정립되지 않았지만, 과거 단순히 24시간 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뒀던 1세대 편의점이나,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뒀던 2세대 편의점과 달리 매장 근무자가 카운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객 편의 등을 위해 매장 전체를 활동 범위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익성 확보 및 안정성 점검 등을 위해 직영점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는 전문 매장들이 최저임금 인상 및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 측면에서 가맹점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편의점이 이전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는 방식의 상권 맞춤형 매장으로 변화하는 흐름이 더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범용 by7101@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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