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액 19.1% R&D 투자… 영업이익 하락에서 투자는 증가
자체 플랫폼 기술 적용 신약 등 글로벌 임상 결과 도출 기대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올해도 업계 최고수준의 R&D 투자를 이어간다. 특히 올해 들어 폐암신약인 '올리타'의 개발 중단과 같은 악재를 겪으면서도 R&D 투자를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 2457억원의 19.1%에 해당하는 469억원을 R&D에 투자했다. 100원을 벌어 약 20원은 R&D에 쓴 셈이다.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263억, 순이익은 54.5% 감소한 112억원에 그쳤다.

    한미약품의 R&D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임상시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26개에 달한다.

    특히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와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된 후보물질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키며,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신약개발은 당뇨, 비만 등 대사성질환에서 희귀질환치료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개발중인 신약은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당뇨·비만 치료제 'HM12525A',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LAPSTriple Agonist',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인 'LAPSGlucagon Analog', 단장증후군 치료제 'LAPSGLP-2 Analog' 등이다.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사노피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당뇨·비만신약 HM12525A는 얀센이 2분기 중 미국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LAPSGlucagon Analog는 최근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위를 인정받았다.

    또 다른 플랫폼 기술인 오라커버리가 적용된 경구용항암제 '오락솔' 역시 지난달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받을 경우 시판허가 승인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오락솔은 한미약품이 개발해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했으며, 올해 3분기 안에 임상 3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기술인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먹는 약)으로 바꾸는 기술로, 미국 파트너사 아테넥스와 함께 해당 기술이 적용된 4개의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기대를 받았던 폐암신약 올리타가 한미약품 자체적으로 신약으로서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치가 낮다는 판단에 개발 중단됐지만, 또 다른 폐암신약 '포지오티닙'은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 되고 있다.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는 2017년 10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11명 환자 대상으로 종양감소 효과를 입증하고 이 중 73%(11명 중 8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및 부분 반응률(PR)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진행 중인 포지오티닙 임상 2상은 EGFR 코호트(전향성 추적조사) 연구 환자 등록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지난달 열린 미국암학회(AACR)에서는 포지오티닙이 유방암 등 다양한 암에서의 치료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다양한 분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만큼 개발중단, 수출계약 변경 등 악재를 겪기도 했지만 과정의 하나로 봐야 한다"며 "글로벌 임상시험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임상결과를 잇따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