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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미국·호주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크게 늘어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세 에너지'로 불리는 LNG의 수입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향후 대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OECD 회원국의 LNG 무역 규모를 집계한 것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의 LNG 수출량은 총 1006억㎥로, 전년보다 39%(284억㎥)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호주가 각각 279%와 27%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LNG 주요 수출국으로 분류됐던 카타르는 전년보다 5% 줄었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각각 4%와 12% 감소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OECD 비회원국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 LNG 수입에도 비슷하게 반영됐다. 지난해 우리가 OECD 회원국으로부터 수입한 LNG 물량은 125억㎥로, 전년(68㎥)의 거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이는 약 990만t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입량(3천753만t)의 26%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년(16%)과 비교하면 한해 만에 무려 10%포인트나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특히 전년까지 미미했던 미국산 수입 물량이 37억㎥로 1천180%나 폭증했고, 호주에서 수입한 LNG도 총 88억㎥로 40%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산 천연가스는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부터 장기계약을 통해 들여오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SK E&S, GS EPS 등도 도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수입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미국산 LNG 수입이 본격화되자 향후 통상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이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이 우리 측에 수입 물량 확대를 요청하는 상황이어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도 LNG 수입국이 다변화함에 따라 가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급 안정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