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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최근 음악서비스 계열사 카카오M의 흡수·합병을 결정하며 음원 시장의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이통사들도 이에 발맞춰 서비스 경쟁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나서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7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9월 1일 카카오M을 흡수·통합할 방침이다.
카카오M의 구사명은 '로엔엔터테인먼트'였으며, 현재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 중이다.
업계는 "이번 카카오의 카카오M 흡수는 멜론의 이용자를 카카오톡으로 흡수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복안"이라며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면 의사결정 및 개발 운영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점유율 2위인 지니뮤직의 1·2대 주주인 KT와 LG유플러스도 몸집불리기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을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멜론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 속 인수합병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니뮤직이 CJ디지털뮤직을 인수해 CJ디지털뮤직의 음원 서비스인 '엠넷'과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란 주장이다.
가입자별로 보면 음원 시장은 대략 멜론 450만명, 지니뮤직 250만명, 벅스 85만명, 엠넷닷컴 6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니뮤직이 엠넷을 흡수할 경우 산술적으로 시장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최근에 애플뮤직과 스킨십을 지속하며, 자체 살 길에도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LG유플러스는 자사 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애플뮤직 5개월 무료 이용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 14일부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애플 뮤직 5개월 이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5개월이 지나면 사용자에게 공지를 한 뒤 자동으로 유료 회원으로 전환하는 식이다.
멜론을 카카오로 매각하기 전, 멜론을 업계 1위로 키워냈던 SK텔레콤은 와신상담하며 새 음원 플랫폼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 SM, JYP, 빅히트 등 국내 대형 기획사들의 음반·디지털 콘텐츠 독점 유통권 확보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지난 3월엔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음원 서비스 업체 '그루버스'의 지분 53.9%를 추가 매입하면서 그루버스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또 다른 음원 서비스 업체를 추가 인수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실제 지난달엔 SK텔레콤의 NHN벅스 인수설이 나돌기도 했었다.
그도그럴 것이 음원 상위 사업자 중 유일하게 통신사와 제휴를 하지 못했던 NHN벅스가 그동안 SK텔레콤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통해 실적 및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려 했다.
NHN벅스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band YT' 요금제와 연계한 '벅스 익스트리밍' 음악 상품을 내놓기도 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애플뮤직, 구글뮤직 등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음원 플랫폼이 국내 상륙한 가운데, 멜론을 보유한 카카오의 음원 사업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통사들도 국내외의 막강한 경쟁 플랫폼 등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입자에 특화된 음원 서비스로 시장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