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활성화 위해 참여,사업 부진에 리뉴얼 작업 진행선불카드 금액 낮출시 수익성 無, 지자체에 사업 중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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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관광 사업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남도 패스' 사업에서 기업은행이 발을 뺐다.
이유는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달 1일부터 'IBK 남도패스' 선불카드 10만원권을 판매 중단한다.
기업은행이 'IBK 남도패스' 선불카드 사업에 참여한 시점은 2016년 8월이다.
당시 전라남도청과 광주시, 한국관광공사와 기업은행은 광주‧전남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음식점과 관광명소, 숙박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남도투어패스(선불카드)'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여기서 기업은행은 10만원, 30만원, 50만원권 등 선불카드를 제작해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다 보니 일반 은행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사업 기회가 먼저 주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을 주관한 전남도와 광주시는 지역의 관광명소와 음식점, 지역축제를 알려 방문 여행객 수요를 늘리고, 은행 역시 선불카드를 판매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남도투어패스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8월 사업을 체결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시범운영에 나섰으나 남도투어패스를 찾는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올해 2월 기준으로 남도패스 발급 수는 10만원권의 경우 700여장에 그쳤으며 사업을 추진한 지 2년이 지나도 가맹점 수는 200여곳 그대로다.
지자체는 사업 부진의 이유로 선불카드 금액을 꼽았다.
선불카드가 10만원, 30만원, 50만원 등 고액이다 보니 관광객이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사업인 전북패스의 경우 1일 이용권은 관광형(8300원), 모바일형(5900원), 카드형(1만2900원) 등 소액 단위로 설정돼있다.
3일 이용권 역시 최대 구입 금액이 3만3900원에 그쳐 관광객들이 구입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편이다.
게다가 선불카드 구입 시 주요 관광지나 인근 시설 주차장을 최대 2시간 무료 이용할 수 있고 음식점과 관광지, 숙박시설 할인 혜택도 제공해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기에 빠진 '남도패스' 활성화를 위해 전남도청과 광주시, 관광공사와 기업은행은 올해 초부터 사업 리뉴얼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자체는 은행 측에 선불카드 금액 단위를 소액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기업은행은 소액 단위 선불카드 판매 시 수익성이 미미하다고 판단, 결국 지난 3월 지자체 측에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선불카드 금액 단위를 조정할 경우 수익성이 없다는 기업은행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기업은행 대신 선불카드 업체를 다시 선정해 오는 8월 새 남도패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