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다음달 3일 임시총회서 송영중 상임부회장 거취 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임시총회를 열고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거취를 결정한다.

경총은 다음달 3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의 해임안을 의결한다고 25일 밝혔다.

경총은 지난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송영중 부회장의 해임 여부를 두고, 그의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송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임시총회를 열어 해임 절차를 밟기로 한 것.

경총 정관에는 상임부회장의 해임에 관한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상임부회장에 대한 ‘선임’ 권한이 회원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에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해임이나 면직에 대한 규정은 없다.

경총은 다음달 임시총회에서 해임 역시 선임과 마찬가지로 회원사들의 논의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경총 관계자는 “이번 임시총회의 핵심의제는 송영중 부회장의 해임 안건”이라며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은 법적 효력을 지닌다. 정관에 해임안건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정관 개정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송영중 부회장이 지난 4월 선임될 때부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부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노동부 근로기준과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노동부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이 사용자단체인 경총 부회장에 선임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송 부회장이 경제계 보다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송 부회장은 재계의 관측대로 노동계의 편에 섰다. 그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논의를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송 부회장은 재계로부터 날선 비판을 받았다.

경총으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송영중 부회장은 현재 ‘칩거’ 중이다. 경총에 따르면 상임부회장이 경총으로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것은 지난 1970년 경총 설립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