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 효성 마포 본사.ⓒ뉴데일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의 주식을 과대평가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직접 증인신문에 나서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기업 오너로서 GE 브랜드 가치가 간과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강성수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ㆍ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효성 계열사인 GE에 대한 주식가치를 평가한 공인회계사 두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회장은 재판이 끝날 무렵, 직접 마이크를 잡고 두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공인회계사 조모 씨에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는게 영업이익"이라며 "GE는 미국이라는 가장 어려운 시장을 뚫었다. 삼성이나 LG같은 기업의 브랜드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냐"고 물었다.

    피고인이 증인에게 직접 질문하는 일은 재판에서 이례적인이다. 조 회장은 GE의 상장이 무산돼 외국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떠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주식가치를 11배 부풀려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혐의가 억울하다고 적극 해명한 것이다. 

    공인회계사 조모 씨는 조 회장의 질문에 "별도의 평가수단이 있다"며 "GE의 추정이익 재무재표에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공인회계사가 산정한 주식가치에 브랜드가치가 반영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재판을 경청하던 조 회장이 답답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009년 6월 30일 평가보고서에 제시된 GE의 7500원 주식가치에 대한 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졌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GE가 회계법인에 주식 가치 평가를 의뢰한 뒤 회계사가 결과를 도출하기 전 7500원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주식가치에 대한 독립성과 객관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들은 "7500원의 주식가치가 전혀 무리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공인회계사 조 씨는 "회사로부터 주식가치에 대해 얘기를 들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 당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히려 당시 상황만 보면 보수적으로 평가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출석한 공인회계사 장 씨도 "원칙적으로는 과거 3년치 손익계산서로 주식평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업종이 바뀐 경우 미래가치를 추정해 가치를 평가한다"며 "업종이 LED로 변경되고 나서 영업손실이 영업이익으로 전환되고, 시장 전망도 좋아 영업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강조했다. 

    4차 공판은 오는 7월 9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