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관 내 폭력사건이 또 발생했다. 강원도 강릉의 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던 한 조현병 환자가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른 것이다.
10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강릉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임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에게 주먹으로 목, 머리, 어깨 등을 구타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장애등급 진단과 관련한 임모 전문의의 진단서 발급으로 장애수당이 감소하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와 보호자들도 임모 전문의에게 수시로 전화해 ‘자신의 아들(가해자)이 망치나 칼을 들고 가서 의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해왔다.
지난 6일 가해자는 다른 환자를 진료 중이던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와 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휘둘렀다. 난동을 부리던 과정에서 망치가 부러지자 가해자는 의사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가해자는 제지하는 다른 의료진도 공격하다가 이후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현재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절차를 진행 중이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감정적 폭력행위가 아니라 진료의사에 대한 살인미수로 봐야 한다”며 “가해자가 휘두르던 망치가 부러지지 않았다면 발생했을 참혹한 결과를 예상하면 더욱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반복되는 의료기관 내 폭력사건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일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진료 중인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의협은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의료기관내 폭력 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