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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치료제 원료인 발사르탄의 발암물질 함유 논란이 복제약(제네릭)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혈압치료제 오리지널 품목인 노바티스의 '엑스포지'와 '디오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약품유통업계서는 품절사태까지 우려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중국산이 아닌 스위스·아일랜드·영국 등에서 제조한 원료로 생산해 이번 논란에서 벗어난 제품들이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중국산 발사르탄 논란으로 복제약 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바티스는 유통업체들에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발표한 중국산 발사르탄 원료로 사용된 제품의 판매 중지 조치에 따라 한국노바티스에서 유통하는 제품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바티스가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고 언급한 제품은 '디오반 필름코팅정 40mg, 80mg, 160mg, 320mg', '코디오반정 80/12.5mg, 160/12.5mg', '엑스포지정 5/80mg, 5/160mg, 10/160mg'이다.
하지만 이같은 복제약 불신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장기간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번 식약처 회수 대상 품목에서 발사르탄을 원료로 하고 있지만 포함되지 않은 국산 복제약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유한양행 '디오살탄', CJ헬스케어 '발사원', JW중외제약 '발사렉트' 등이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복제약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의협은 특히 복제약 허가 과정에서 필요한 생동성 시험 문제에 대해 비판했다.
생동성 시험은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의약품과 이를 복제한 약을 비교하여 비슷한 약효를 나타내는지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말한다.
의협은 "오리지날 약 대비 효능 80~125% 범위 내에 있으면 통과되는 현행 생동성 검사의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바꿔야 한다"며 "생명권을 위해 식약처가 현재 시판되는 모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원료의약품의 안전성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복제약에 대한 불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국산 복제약들도 전반적인 불신의 확산으로 인해 소외되고 있다"며 "당분간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품귀현상까지 나타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