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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하반기 수출환경 악화에 근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마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며 수입 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으로의 수출량이 많지 않아 이번 세이프가드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는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EU의 세이프가드 발동 조치에도 국내 철강사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EU으로의 수출량이 많지 않은데다, EU가 최근 3년간 평균 수입물량에 대해선 무관세를 유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EU의 수입 규제는 미국이 문을 걸어 잠근 물량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유럽연합(EU)은 19일부터 23개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를 잠정 발동한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는 "미국이 고율의 철강 관세를 부과, 미국 수출이 막힌 철강이 유럽으로 덤핑될 우려가 있다"며 3월부터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5일에는 유럽연합 28개국 중 25개국의 찬성으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결정했다.
집행위는 피해가 우려되는 23개 철강 품목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2015~2017년)의 평균 수입량만큼만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이 올 상반기 유럽연합으로 수출한 철강재는 19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인 1564만톤의 12%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판재류가 167만톤의 수출실적을 나타내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중 아연도금강판 수출이 51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냉연강판(34만톤), 열연강판(29만톤), 후판(20만톤) 순이었다.
국내 철강사들 중 빅3로 꼽히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물량을 완전히 막는 것도 아니고 기존 물량은 보전해주면서 그 이상의 물량에 대해 관세를 매기겠다는게 유럽연합의 방침이어서다.
다만 계속해서 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발로 시작된 수입 규제가 유럽연합을 넘어 다른 국가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은 수출량이 많지 않은 지역이기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는 가장 경계해야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럽연합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된 19일 즉각적으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문승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신통상질서협력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14개 철강사 관계자와 철강협회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철강업계는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최종결정 전까지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한다는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