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책‧높은 배당수익률에 신규상장 증가증시불안‧리츠에 대한 낮은 인식은 해결 과제
  • 한때 수익성 약화 등의 요인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부활’을 노리며 증시에 등장하고 있다.

    리츠란 다수의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 혹은 투자신탁을 말한다. 주로 부동산 개발사업, 임대, 주택저당채권 등이 투자 대상이다.

    리츠는 회사형과 신탁형이 있는데 이 중 회사형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으는 형태로 증시에 상장이 가능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만 총 3개의 공모리츠가 증시에 상장했거나 준비 중이다.

    평균 배당수익률이 5~7%에 달하는데다 부동산 직접투자와 달리 목돈 없이도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자 유인책으로 언급된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책도 신규상장을 늘렸다. 지난 2016년 한국거래소는 리츠 상장요건을 매출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인하했으며 지난해에는 금융지주사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자회사 편입을 허용했다. 아울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의 투자대상에 상장리츠가 포함되기도 했다.

    먼저 지난달 27일 상장한 ‘이리츠코크렙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이하 이리츠코크렙)’은 대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이 대주주로 있는 ‘앵커(Anchor) 리츠’로서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대주주가 직접 운영하는 전국 ‘뉴코아아울렛’의 임대수익으로 안정성을 보완한 게 강점이다.

    주관사에 따르면 이리츠코크렙은 뉴코아아울렛 기존 3개점과 추가 예정인 2개점의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향후 5년 평균 배당수익률을 7.26%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달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알파리츠’도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25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6-4블록 오피스 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네이버 계열사, 무인양품 등이 임차계약을 맺은 이 건물은 공실률이 0%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높은 ‘알짜 구역’이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 전국 매장 40개를 기초자산으로 리츠를 설립, 하반기 내 상장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전체 자산 중 20%를 보유하고 나머지 80%를 공모를 통해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앞선 두 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1조8000억원 규모의 공모가 이뤄질 것으로 이미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을 과거 홈플러스 인수 당시 조달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쏟아지는 공급에 비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아직 미약하다는 점이다.

    앞서 상장한 이리츠코크렙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633만주의 배정물량 중 284만주만 청약이 접수돼 경쟁률이 0.45대 1로 ‘미달’ 사태를 겪었다.

    다행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6.3대 1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으나 상장 첫날 8% 하락한 뒤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공모가 5100원 대비 낮은 4000원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추세도 리츠시장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 자금을 대출하게 되는데 금리가 오르게 되면 수익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리츠 상장제도를 손보려 하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건설교통부와 금융위는 비개발‧위탁관리형 리츠의 상장 심사기간을 단축하고 공모의무 면제 연기금 보유 비율을 5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리츠에는 다소 불리한 투자 환경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리츠 상장제도 개선과 DC형 퇴직연금 투자 대상에도 포함된 점은 투자수요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