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정상화 시기상조 파업 안 돼… 한국GM 신설법인 설립 확인 중"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한국GM 등 굵직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전국의 산은 지점 방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광저우, 선전, 홍콩지점을 찾아 영업을 적극 독려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국내외 지점 방문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1차적으로 수신기반 확대다. 영업 기반을 넓혀 정책금융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이 회장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큰 손실을 봤다"면서 "정책금융을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8년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15조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 회장은 "일반인들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자금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단 1원의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산은이 자체 수익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증자를) 결정해도 야당의 협조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의 홍보 정책도 달라졌다. 지금껏 산업은행에 대한 이미지 광고에서 세부 금융상품에 대한 직접 광고로 전환됐다. 현재 산은은 지하철 2, 9호선에 데일리플러스 자유적금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유사한 상품을 판매해 1년 간 6000계좌가 신설됐는데 (지하철 광고 이후) 두세달 만에 7000계좌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앞으로 방카슈랑스를 비롯해 KDB넥스트라운드와 같은 벤처·스타트업 지원 정책금융 홍보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은이 국내외 지점수가 적고 거래처가 8000개 정도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산은이 시중은행보다 가계수신을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수신기반을 늘려 자금도 확보하고 조달금리도 낮출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산은의 강점은 IB(투자은행) 업무를 원스톱으로 풀서비스하는 기관"이라며 "기존 대출과 IB를 연결시킨 CIB(커머셜 투자은행)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강력한 비교우위"라고 했다. 

    이 회장은 자금력이 풍부해야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위험 인내(Risk tolerance)다. 돈을 많이 벌고 인내할 수 있어야 위험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파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상화 기반을 닦았다고 확신하기 이른 상황"이라며 "1~2년 일시적인 흑자가 있어도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내년도 안정적이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로 모든 분들이 고통분담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대우조선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가 가결됐고, 그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13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또 한국GM 신설법인 설립에 대해서는 "지난 19일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1~2인이 접수를 거부했다. 산은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보냈으나 아직 답신을 받지 못했다. 신설법인은 협약서에 거론된 적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