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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당국이 갑질 파문을 일으킨 한진家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펼치고 있지만, 이번에도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꼴이 됐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다섯번째 구속영장이 이번에는 검찰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 밀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다시 구속될 위기를 모면했다.
인천지점 외사부는 밀수 등 관세법 위반 혐의로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신청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24일 오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밀수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영장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5년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이번에 다시 관세청의 무리한 영장 청구에 구속 위기에 몰렸지만, 재구속은 면하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해외에서 구입한 물품 6억원 가량을 대한항공 항공기를 통해 몰래 국내에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조 전 부사장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은 물론 조 전 부사장을 세 차례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한편, 한진그룹 총수 일가들은 지금까지 갑질 사건의 여파로 사정당국으로부터 다섯번이나 구속영장 청구를 당했다. 조양호 회장을 비롯해 부인과 장녀, 막내딸 등 4명이 포함됐다. 조원태 사장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포토라인에 섰고, 구속 위기를 겪은 것이다.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졌다는 혐의를 받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시작으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운전기사 폭행 등의 혐의와 가사 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모두 기각됐다.
조양호 회장도 검찰로부터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번에는 관세청이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밀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검찰이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