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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기아차와 같은 완성차 제조사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는 실적 악화를 보여 철강사와 대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이 올 2분기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 부진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포스코는 7년만에 4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3일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1조2523억원을 기록했다 밝혔다. 매출 또한 16조833억원으로 7.6% 늘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Krakatau POSCO와 인도 냉연 생산법인 POSCO Maharashtra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해외 주요 철강 자회사들의 상승세가 실적 호조의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현대제철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3756억원을 기록했다 밝혔다. 동기간 매출액도 5조4477억원으로 16.1%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 및 대형 프로젝트 수주, H CORE 제품 적용 확대로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사들이 이같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동안, 수요산업의 중심에 있는 완성차 제조사, 조선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에도 수요사 실적 부진이 지속된다면, 철강사 역시 영향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의 실적을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게 철강업계 판단이다.
우선 자동차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3% 감소한 9508억원에 그쳤다. 기아차도 2분기 영업이익이 3526억원으로 12,7%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이 24조7118억원으로 포스코보다 8조6300억원 가량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3000억원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사들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1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기간 삼성중공업 또한 10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며 연간 경영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이들은 하반기 가격협상에서 철강사들의 인상 요구를 뿌리치기 어려워, 실적 개선은 더 어려울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적자를 이어가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철강사들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 매우 난감한 처지"라며 "철강사들 요구대로 가격이 오른다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요산업 부진으로 철강업계도 하반기 실적은 불확실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통상 규제, 전기료 인상 등 대내외 악재들이 산재돼 있다"며 "차강판, 후판 등 제품 판매가격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철강사들 역시 하반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