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기 추모식, 26일 서울 워커힐호텔서 조촐하게
  • ▲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SK
    ▲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SK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산불 피해지역 복원을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섰다. 나무를 사랑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기부 행사를 진행하는 것.

    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에 키오스크(무인결제기)를 설치해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임직원이 키오스크에 ID카드를 대고 원하는 기부액을 입력하면, 다음 달 급여에서 해당 금액 만큼 차감되는 방식이다. 

    이 키오스크는 울산공장을 시작으로 전국에 흩어져있는 각 계열사를 돌며, 임직원의 성금을 모금한다. 현재 SK네트웍스 서울 명동 본사까지 모금이 완료됐고, 최종 목적지는 SK그룹의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이다.

    SK그룹의 해당 기부 행사는 ‘연결고리: 아름다운 조우’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SK가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이 주도하고 있다. 트리플래닛은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목표 아래 ‘반려나무 입양’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SK그룹이 산불 피해지역 복원 성금 모금에 나선 것은 최종현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에 기인한다.

    최 선대 회장은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現 SK임업)를 설립해 산림 개발의 기본인 조림사업을 육성 중이다.

    SK 관계자는 “평생을 나무와 함께 했던 최종현 선대 회장을 따라 기부 행사를 준비했다”며 “모아진 성금은 최 선대 회장의 추모식이 끝난 후 트리플래닛을 통해 산불 피해지역 복구를 위한 나무 심기에 쓰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은 오는 2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최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식을 연다. 최 선대 회장의 기일은 26일이지만, 일요일인 관계로 SK그룹은 이틀 앞당겨 24일 행사를 진행한다.

    SK그룹은 그간 최 선대 회장의 추모식을 경기 화성 봉화읍에서 비공개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학술세미나 등을 개최했던 10주기 추모식처럼 20주기도 간소하게나마 공개 형식으로 열기로 정했다.

    올해 추모식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SK가(家)가 참석한다. 아울러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각 계열사 경영진, 정·관계 인사 등 500여명도 추모식에 나서 고인의 뜻을 기린다.

    또 SK는 20주기 추모식에 맞춰 최 선대 회장의 유년 시절부터 장년기까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SK서린빌딩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8년 최종현 선대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에서 경기 화성 봉담읍 선영에 안장된 부친의 유골을 수목장하겠다고 밝혔다. 수목장은 화장한 유골을 지정된 나무 아래 안치하는 것으로, 나무를 사랑했던 선친의 뜻을 받든 것이다.